▲ 쿠팡이 앞으로 3년 동안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을 로켓배송 권역으로 만든다. <쿠팡> |
[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이 앞으로 3년 동안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을 로켓배송(쿠팡의 익일배송) 권역으로 만든다.
쿠팡은 2026년까지 새 풀필먼트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모두 3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새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물류시설 투자를 마무리하고 운영을 시작한다. 부산과 이천 풀필먼트센터는 2분기에 착공에 들어가며 김천 풀필먼트센터와 충북 제천 풀필먼트센터는 각각 3분기, 4분기에 착공한다.
쿠팡은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가운데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내년부터 쿠세권이(쿠팡 로켓배송 권역) 점차 확대되면서 2027년부터는 약 230여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전체 89곳)으로 고령화와 저출산 등 여파로 지방소멸 위기감이 큰 지역들이다.
쿠팡은 현재 강원도 삼척과 전북 김제, 전남 영암 등 인구감소지역 17곳에서 로켓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3년 뒤에는 인구감소지역 60여 곳 이상에서 무료 로켓배송이 가능해진다.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고령화 인구의 비중이 40%가 넘는 지역들에 로켓배송이 도입될 전망이다. 전남 구례·곡성, 전북 진안·장수·임실·순창, 경북 영양, 대구 군위 등 지방소멸의 마지노선으로 뽑히는 ‘인구 3만명’이 붕괴된 지역들도 로켓배송 권역에 포함된다.
쿠팡은 경남 거창·남해·하동, 전남 화순·함평·영광, 충북 괴산·단양, 충남 청양, 강원 철원 등을 비롯해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여러 인구감소지역들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방소멸지역은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하기가 어려운 곳들이다. 쿠팡은 투자 확대를 통해 이런 지역들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쿠팡 진출에 따라 혜택을 보고 있는 지역도 있다.
인구가 크게 감소한 폐광촌인 강원 삼척 도계읍에는 대형마트가 없어 장을 보러 나가려면 30분 이상 차를 타고 가야만 했다. 하지만 쿠팡이 지난해 중순 로켓배송을 시행한 뒤 한 달에 주문이 5천 건 이상 몰리고 있다.
젊은 2030세대 부부들이 많지만 장보기 인프라가 부족한 경남 사송 신도시에서도 지난해 6월 로켓배송을 시작한 뒤 매일 1천~1500건의 주문이 몰린다.
새 풀필먼트센터와 배송망 확대 등을 통한 고용도 크게 늘면서 청년층이 다시 지방으로 유입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쿠팡 전체 직원(6만 명 이상) 가운데 청년(19~34세) 비중은 2만 명 이상이다.
쿠팡은 현재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여러 지역의 풀필먼트센터 1곳당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을 고용하게 된다.
쿠팡이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2021년 문을 열어 투자를 확대한 창원 풀필먼트센터의 현재 전체 고용인원은 2500여 명 이상으로 상당수가 청년 중심의 창원 지역 거주자들이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줄어든 일자리가 쿠팡 투자로 크게 늘어났다.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망이 확대되면서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가입자들도 편하게 장을 보게 된다.
쿠팡이 새롭게 진출하는 지역의 상당수는 산간벽지 등 도서산간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0년부터 시행한 제주도와 우도의 와우멤버십 회원들은 건당 4천~5천 원의 추가 택배 배송료 없이 무제한 무료 배송을 받고 있다.
쿠팡은 지난 10년 동안 6조2천억 원가량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