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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코네트워크 임송택 "플라스틱 소재 낮은 가격이 폐기물 문제 키우는 원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3-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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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코네트워크 임송택 "플라스틱 소재 낮은 가격이 폐기물 문제 키우는 원인"
▲ 2월20일 임송택 에코네트워크 연구소장이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플라스틱 문제를 논의할 때 항상 언급되는 것이 폐기물 문제다.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않고 그대로 폐기되는 이유는 결국 새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이다.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대책이 갖춰져야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임송택 에코네트워크 연구소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소재의 낮은 가격이 폐기물 문제를 키우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20년 넘게 환경 컨설팅 분야에 종사해 온 전문가다.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환경 분야에 종사하다 전 과정 평가(LCA) 전공으로 공학석사를 취득했다. 배출권 거래 분야에서 실무와 연구 경험을 쌓아왔으며 관련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환경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다 뜻이 맞는 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2007년 에코네트워크를 창업해 대표에 올랐다. 현재는 에코네트워크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2020년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내놓은 ‘플라스틱 비즈니스 가이드라인’ 보고서에 주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에코네트워크는 환경분야 전문 컨설턴트들의 연합체를 지향하며 창립됐다. 2007년 창립 이래 환경부와 산업부, 농식품부 등 정부기관부터 SK, 포스코 등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300여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대응, 배출권 거래, 탄소감축, 전과정평가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개발하고 운영해 본 실적을 바탕으로 고객사들에 탄소중립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범용 플라스틱의 녹는점은 섭씨 135~265도 사이로 비교적 낮고 대부분 열가소성이라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굳기에 물리적으로 재활용하기 쉽다”며 “그러나 2018년 폐기물 대란에서 확인할 수 있듯 분리수거만 잘하면 폐플라스틱이 모두 재활용될 거라는 고정관념은 빨리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3월 발생한 폐기물 대란은 같은 해 1월 중국이 플라스틱과 비닐을 포함한 재활용폐기물의 수입을 금지해 폐플라스틱·비닐류 등이 계속 국내에 쌓이며 발생한 사건이다.

이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재활용폐기물 수거 업체들도 재활용이 가능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수거를 중단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결국 같은 해 7월부터 쌓여 있던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일부는 필리핀으로 5천 톤 이상 불법 수출됐다가 현지 여론 악화 등 문제가 되자 쓰레기는 한국으로 반환돼 소각 처리됐다. 임 소장은 한국이 플라스틱 문제로 국제적 망신을 당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왜 한국에서 발생한 폐플라스틱이 그동안 주로 중국에서 처리되다가 중국이 수입을 금지하자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로 가게 됐는지 알아야 한다”며 “모두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임에도 자국에서 처리하지 않고 국가 간에 수입, 수출하는 이유는 나라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용과 재생 플라스틱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해도 수집, 운반, 파쇄, 분리, 세척 과정을 거치는 동안 발생하는 재활용 비용이 가격보다 높으면 경제적으로 재활용이 어려워진다”며 “재활용율을 높이려면 지금처럼 민간 재활용 시장에만 맡겨놓지 말고 경제적 동기를 추가로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 소장은 빈용기 보증금 제도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에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유리병 보증금 제도를 플라스틱병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주병, 맥주병, 청량음료 등 보증금제 적용을 받는 유리병 회수율은 98%에 이른다. 회수된 유리병은 세척, 재사용되고 있으며 재사용은 재활용 보다 환경 및 경제적 측면에서 우월하다. 

독일은 유리병 외에 페트병에도 보증금 25유로센트(약 360원)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일랜드,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등 EU 내 10개 국가에서 플라스틱병 보증금 반환제도가 시행하고 있다. 

임 소장은 “이들 국가의 플라스틱병 회수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82~98%에 달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에코네트워크 임송택 "플라스틱 소재 낮은 가격이 폐기물 문제 키우는 원인"
▲ 아르메니아의 한 야산에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 더미. <유엔개발계획>
◆ 해결이 어려운 플라스틱 문제, 기후총회가 선례 될 수 있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45억9천만 톤에 달했다. 본격적으로 플라스틱 생산이 이뤄진 1950년대와 비교해 약 230배 증가한 것이다.

국제 통계기관 아워월드인데이터는 지난해 기준으로 해마다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대략 3억5천만 톤이 넘는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약 0.5%는 바다로 흘러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매일 대형 트럭 2천 대 분량에 이르는 플라스틱이 강, 바다, 호수 등에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환산하면 연간 2300만 톤이 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수중 생태계에 누적되고 있는 셈이다.

국제기관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환경 문제부터 식량 생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임 소장은 “플라스틱 문제는 불행히도 아직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종종 언급되고 있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Bio-based plastic)과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도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현실적 대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 플라스틱의 생분해성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일반 시민이 생분해 플라스틱만 골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지 않는 이상, 일반 석유화학계 폐플라스틱과 섞여 배출된 생분해 플라스틱은 오히려 재활용 플라스틱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활용 또한 플라스틱 문제를 줄일 수는 있어도 새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완벽한 해결책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플라스틱 문제를 접근하는 데 기후위기 문제를 참고할 수 있다며 “비록 기후위기 논의가 실질적 성과를 내는데 계속 실패하고 있기는 해도 30년 넘게 전 세계 각국이 모여 해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진행해 왔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최초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 away from fossil fuels)’이 명시돼 마침내 화석연료 감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의 주범이 아니라는 기업과 정치인들의 주장으로 시작된 논란이 끝을 맺은 셈이다.

임 소장은 “현재의 기후위기가 머지않아 기후재난으로 바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뤄질 지가 관건”이라며 “플라스틱도 이와 비슷하게 해결책을 얼마나 빠르게 수립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1950년대부터 대중화된 플라스틱은 불과 70여 년 만에 뛰어난 물성과 싼 가격으로 종이, 목재, 유리, 철, 알루미늄 등 기존 소재들을 대체하며 ‘플라스틱 시대’를 열었다”며 “이제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와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환경 영향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기존 소재가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은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폐기물 1㎏당 세금 0.8유로(약 1150원)를 부과하는 플라스틱세를 2021년부터 도입했다”며 “아무런 법적 규제와 책임 없이 배출할 수 있었던 온실가스에 이제는 총량규제를 통한 배출권 거래가 시행되고 있는 것처럼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도 국내외적으로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에코네트워크 임송택 "플라스틱 소재 낮은 가격이 폐기물 문제 키우는 원인"
▲ 글로벌 폐기물 관리수준을 시각화한 도표. 주황색이 높을수록 폐기물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아래쪽 도표는 위에서부터 중국, 인도, 라틴아메리카,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기타 유럽연합 국가, 기타 유럽 국가, 기타 비경제협력개발기구 아시아 국가 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 한국의 선진적 폐기물 관리체계 전파해야

임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가 논의되고 있으나 나라별로 처한 상황은 많이 다르다”며 “문제를 논할 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은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율을 높이고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정책이 중심”이라며 “하지만 개도국들은 재활용이 문제가 아니라 무단 투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유명 관광지 발리를 예로 들었다.

발리 해변에는 폐플라스틱과 비닐류들이 버려져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해변에 직접 버려진 것이 아니라 육지 전역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비가 오면 강에 실려 바다로 흘러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개도국들의 폐기물 관리체계는 미흡하고 도시 지역에서 벗어날수록 무단투기, 불법 소각 등이 일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2022년 내놓은 ‘플라스틱 폐기물 현황’에 따르면 세계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9%만이 재활용됐고 22%는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관리가 가장 미흡한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였고 인도,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개도국들이 뒤를 이었다.

임 소장은 “이 때문에 플라스틱 국제 규제를 논의할 때는 선진국 중심 논의가 필요하지만, 개도국을 대상으로는 폐플라스틱을 포함한 폐기물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1986년 제정된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폐기물 배출 및 수거 등이 이뤄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모든 폐기물은 발생, 배출·수거, 선별·재활용, 최종처리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친다.

임 소장은 “약 2년 전에 방문했던 인도네시아 롬복섬 매립장은 침출수와 매립가스 처리시설이 없는 비위생매립장이었는데 거대한 쓰레기산 위에서 과자봉지나 플라스틱병 같은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로 북적였다”며 “199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난지도와 지금의 하늘공원, 노을공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이미 일부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폐기물 관련 국제협력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는데 이를 정책과 기술, 설비를 포함하는 통합폐기물관리시스템 구축사업으로 더욱 확대하고 강화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에코네트워크 임송택 "플라스틱 소재 낮은 가격이 폐기물 문제 키우는 원인"
▲ 2040년까지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 추이. 녹색은 재활용, 청록색은 신재 플라스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시민”

임 소장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결국 유권자의 선택으로 이루어지고, 기업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큰 틀에서 보면 해결의 주체는 시민”이라며 “하지만 시민들은 그동안 정부와 기업에 모든 권한과 책임을 지우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음료수 제조사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해당 기업은 페트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20% 줄인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이를 기존 제품과 비교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기존 제품을 선호한 응답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요소보다 디자인과 사용감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해당 기업은 친환경 제품 출시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제품을 계속 생산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임 소장은 이를 두고 “결국 기업에는 소비자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시민들이 개별 실천을 넘어 정부와 기업들에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은 유권자이자 납세자고, 투자자이자 노동자고 또한 소비자다. 모두 기업과 정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주체다.

임 소장은 “기본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정부와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책임을 지우면 시민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탈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라는 멋진 슬로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부담과 불편함이 늘어나는 플라스틱세, 일회용품 사용금지, 보증금 반환제도, 총량 규제 등 각각의 제도와 정책들에 대해 시민들이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의 역할을 논할 때 분리배출과 같은 일상 생활에서의 실천만 강조하는 것은 문제라며 “향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만들고 실시하는데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 과정을 충분히 거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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