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이 2023년 올해의 야생 사진사 최고인기상으로 선정했다고 7일 발표한 작품 '얼음 침대'(Ice Bed). 영국 아마추어 사진사인 니마 사리카니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인근에서 3일간의 노력 끝에 촬영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북극곰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아사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해빙(海氷) 즉 바다얼음이 줄어든 탓이다.
사냥 금지 덕에 늘었던 개체수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13일(현지시각) BBC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북극 바다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곰들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앤서니 파가노 박사가 이끄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연구팀이 주도해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네케이션즈에 등재됐다.
연구진은 캐나다 매니토바주 허드슨만 일대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바다얼음이 없는 기간 동안 카메라와 GPS 추적기를 통해 북극곰 20마리의 하루 에너지 소비량, 체질 변화, 먹이, 움직임 등을 관찰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 따르면 세계 북극곰의 60~80%는 캐나다에 서식한다.
분석 결과 북극곰 20마리 가운데 19마리는 체중이 약 11% 감소했다.
육지에서 사는 동안에 매일 약 1kg씩 체중을 잃은 셈이다.
북극곰에게 있어 바다얼음은 물개와 물고기 등 주요 먹잇감을 구하는 터전이다.
특히 주요 먹잇감 가운데 얼룩큰점박이 바다표범을 사냥할 때는 해빙을 발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바다얼음이 전보다 줄어 북극곰들이 사냥에 나설 수 있는 시기가 과거보다 줄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극곰들은 육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고 고열량 먹잇감을 구하지 못해 움직임이 줄거나 동면에 들어갔다.
이에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바다얼음이 줄어들수록 북극곰들이 아사할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파가노 박사는 BBC를 통해 ”북극곰들은 육상에서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체중을 잃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 외에는 실질적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결책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북극곰들의 생태가 북아메리카 불곰 등 다른 곰들과는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구하는 먹잇감에 의존하는 북극곰과 달리 육상에 서식하는 곰들은 산딸기나 새알 등 육상에서 구할 수 있는 먹잇감으로도 문제없이 생존이 가능하다.
반면 북극곰은 육지에서 구하는 먹이로는 열량을 채울 수 없었으며 먹이를 찾기 위해 먹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해 아사 위기에 이르곤 했다.
이는 일각에서 나오는 북극곰 개체수 증가 주장과는 상반되는 연구 결과였다.
BBC에 따르면 북극곰 개체수는 곰 사냥으로 1980년대까지 가파르게 줄어들었다가 현재까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1973년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소련이 참가한 '북극곰 및 서식지 보존 협정 체결'로 사냥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 국제자연보존연맹이 조사해 세계자연기금에 제공한 서식지별 북극곰 개체수 변화추이. 붉은색은 감소, 푸른색은 유지, 노란색은 증가, 흰색은 정보 불충분 지역이다. <세계자연기금> |
이에 북극곰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지구온난화로 서식지가 위협받아 도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자연보존연맹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곰 서식지 19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은 개체수 감소, 4개 지역은 유지, 2개 지역은 증가, 10개 지역은 정보 불충분으로 분류됐다.
지역별로 보면 감소가 일어난 지역은 제한적이었으나 국제자연보존연맹은 실제로 개체수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자연기금(WWF)에 제공한 분석에 따르 2050년까지 북극곰 개체수가 현재와 비교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