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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한진해운 지원에 '찔끔찔끔' 왜 정부 눈치만 볼까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6-09-13 16: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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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사재출연을 결정했지만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을 수습하기에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이 약속한 600억 원 지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지원에 나설 힘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기존입장을 변화해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진그룹, 한진해운 지원에 '찔끔찔끔' 왜 정부 눈치만 볼까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2차 한진해운 대책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대한항공이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한진해운에 600억 원을 대여하기로 한 데 대해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대한항공 이사회가 지원을 결정하면서 조건을 걸었다”며 “담보를 먼저 취득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어서 절차를 밟고 있는데 상당시간 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재출연에 대해 “조양호 회장이 개인적으로 출연하겠다고 한 400억 원이 조달됐다”며 “최 전 회장은 어제 사재출연을 약속해 빠른 시일 내 조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계열사 한진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400억 원을 대출해 한진해운 계좌로 입금했다. 최 전 회장은 12일 유수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100억 원을 확보해 수일 내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과 최 전 회장의 사재출연으로 한진해운 지원자금 500억 원이 마련됐지만 물류대란을 진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항만에서 입항이 거부되거나 하역 대기 중인 한진해운 선박 90여 척을 정상운영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약 17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두 회장이 출연한 사재에 대한항공이 약속한 600억 원을 더하더라도 물류대란을 수습하기에 부족한 금액이다. 대한항공의 600억 원 지원은 장담할 수도 없다.

두 회장의 사채출연 금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 오너 일가가 보유한 상장과 비상장 주식 가치는 4천억 원대로 추산된다. 최 전 회장의 자산도 드러난 것만 1850억 원으로 알려졌다.

오너일가와 한진그룹 계열사가 한진해운 지원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는 데는 한진해운 처리를 놓고 묘한 기류가 형성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한진해운 구조조정에 더 이상은 추가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한진그룹이 지원에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물류대란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자 국가경제를 위해 한진해운을 살려야하고 이에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2일 개최한 좌담회에서 좌장을 맡은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대한항공에 추가부담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우려스럽다”며 “법적으로나 회사경영 측면에서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에 대해 대주주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한진해운 지원에 '찔끔찔끔' 왜 정부 눈치만 볼까  
▲ 임종룡 금융위원장.
한진그룹 입장에서 정부가 추가지원을 중단하면서 청산위기에 몰린 한진해운에 더 이상 돈을 쏟을 필요가 없다. 다만 대주주 기업으로서 마지못해 자금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추가지원 중단이라는 입장을 변경해 한진해운 소생에 나선다면 한진그룹도 적극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 태도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으로선 한진해운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진해운 살리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정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정부도 쉽사리 뜻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법원의 최종판결이 있을 때까지 상황진척이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다음달 28일 제출 기한인 실사보고서와 11월25일 제출기한인 회생계획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진해운의 회생 또는 청산을 결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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