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발생한 이상기후가 급격하게 상승한 해수온도의 영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지난해 인간활동으로 배출된 열과 이산화탄소로 지난해 해수온도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국제학술 데이터베이스 ‘스프링거 링크(Springer Link)’에 등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바다에 누적된 열은 15제타쥴(ZJ)로 파악됐다.
이는 한 해 인류가 사용하는 각종 에너지를 총합한 것보다 30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인류는 전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데에 연간 0.5제타쥴의 에너지를 쓴다.
해수에 많은 열이 누적됨에 따라 해수 표면 온도도 급격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해수 표면 온도는 약 0.3도(℃) 오른 것으로 관측됐다. 2022년에는 한 해 통틀어 0.1도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수온 상승세가 3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수온은 신뢰할 수 있는 해수온도 측정이 시작된 1940년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수온이 2천 년 만에 최고 수준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바다에 이토록 많은 열이 누적되고 있는 원인은 인간활동으로 배출된 열과 이산화탄소가 해수에 흡수된 탓으로 분석됐다.
존 에이브러햄 미국 성 토마스 공과대학 열과학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바다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열과 이산화탄소의 주요 흡수원"이라며 "해양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파악하는 것은 세계 기온상승을 분석하는 작업에 있어 핵심적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이미 바다에서 발생한 문제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에 누적된 열이 급격하게 증가하면 물속의 산소가 부족해져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이 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 동해안과 미국 플로리다주 인근 해역에서는 급격하게 상승한 해수 온도에 산호들이 집단 백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에이브러햄 교수는 “빠른 화석연료 퇴출이 해수 문제와 기후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극단기후를 해결할 것”이라며 “대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규모 기후난민 발생, 농작물 수확량 저하 등 경제적, 사회적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에이브러햄 교수를 포함해 미국,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기후와 해양생태학 등 연구를 전담하는 과학자 10여 명이 참여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