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후보자가 하나금융지주의 아픈 손가락인 하나생명의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남궁 후보자는 하나은행에서 32년째 근무하며 전략기획과 자금운용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는데 하나생명의 보험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투자이익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후보자(사진)가 전략기획과 자금운용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나생명의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하나생명> |
22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된 남궁 후보자는 하나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는대로 공식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어제 하나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열렸고 28일에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남궁 후보자의 선임을 이례적인 조치로 여기고 있다.
올해 1월2일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던 임영호 사장의 임기가 1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나금융지주가 전격적으로 수장 교체에 나선 것은 하나생명의 실적 흐름이 지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순손실 20억 원을 냈으나 2분기에는 순이익 151억 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3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9% 감소했고 3분기에도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 줄어든 170억 원에 그쳤다.
결국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향상을 강조해왔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1년간 하나생명의 실적 흐름을 지켜본 결과 개선을 위해서는 수장 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리테일과 기업금융, 글로벌 업무에 전문성이 있던 임영호 사장과 달리 남궁 후보자가 경영기획과 재무 분야에서 오래 일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을 살려 하나생명의 보험이익과 투자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1일 남궁 후보자에 대한 추천이유에서 “경영전략, 재무기획, 자금운용 및 금융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식견을 가진 리더다”며 “회사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모색할 수 있는 적임자다”고 설명했다.
▲ 하나금융지주는 남궁 후보자가 하나생명의 투자이익과 보험이익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남궁 후보자는 취임 이후에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영업망 다각화로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한층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생명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법인보험대리점(GA)와의 제휴 확대로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나생명은 그동안 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 판매에만 주력해 지점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지점 3곳을 열었고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인 에이플러스에셋과 제휴를 통해 보험판매 영업망을 확대했다.
이에 남궁 후보자도 법인보험대리점과의 제휴를 넓히며 보험상품 판매채널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상품라인업 개선 작업에 골몰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궁 후보자는 자금운용 경험을 살려 투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변액보험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의 경우 아직 투자이익의 규모가 보험이익보다 크기 때문에 투자 성패에 따라 실적 개선 여부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3분기만 보아도 영업이익 266억 원 가운데 투자이익은 216억 원에 이른다.
변액보험은 보혐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증시가 상승장을 보이며 변액보험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하나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추천이유에서 “남궁 후보자는 자금시장 전문가로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보험이익뿐 아니라 투자이익 강화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남궁 후보자는 1967년 태어났다. 부산 부산진고등학교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외환은행(현 하나은행)에 입행해 증권운용실장과 전략기획부 팀장을 거쳐 자금시장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자금시장사업단장 상무, 자금시장그룹장 전무와 부행장,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을 거쳐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으로 일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