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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GM 주식 다 팔고 BYD 지분도 줄여, 전기차 미래 비관적으로 보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11-16 15: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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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GM 주식 다 팔고 BYD 지분도 줄여, 전기차 미래 비관적으로 보나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가운데)이 지난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비공개 사교모임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특정 종목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거나 뺄 때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곤 한다. 

버핏 회장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쌀 때에만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로도 유명해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를 보면 해당 업체의 사업 실적은 물론 관련 산업의 미래 전망까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버크셔 해서웨이가 전기차로 전환에 힘쓰고 있는 완성차기업 GM의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고 공시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까지 버크셔 해서웨이는 중국 최대 전기차기업 비야디(BYD)의 지분도 60% 넘게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버핏 회장이 전기차 산업에 부정적인 전망을 가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미국 지역언론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유하고 있던 GM 주식을 9월30일 기준 전부 매도한 상태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 말인 6월에 GM의 주식 약 2200만 주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주가 기준으로 8억4800만 달러(약 1조1066억 원) 규모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GM이 사업 중심을 전기차로 이동시키기 위해 기존 생산설비를 교체하고 2차전지 등 신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주목한다.

GM이 2022년부터 2025년 연말까지 전기차 전환에 투자하는 금액만 무려 350억 달러(약 45조6687억 원)에 달한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워런 버핏이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는 것은 전기차로 전환하는 GM의 목표가 무리한 것 아니냐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를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가 GM 주식을 전량 매도한 소식은 워런 버핏 회장이 GM의 전기차 전환에 역풍이 불 것을 염두에 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GM이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으로 향후 4년 동안 수십 억 달러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GM 외에 중국 BYD의 지분도 꾸준히 줄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제전문지 마켓인사이더의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8년부터 보유했던 BYD 주식 가운데 60% 이상을 2023년 8월부터 10월까지 2달에 걸쳐 매도했다. 
 
워런 버핏 GM 주식 다 팔고 BYD 지분도 줄여, 전기차 미래 비관적으로 보나
▲ 버크셔 해서웨이가 GM의 주식을 모두 매도한 이유로 전기차 시장 자체에 불투명한 전망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10월30일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자리한 GM의 엔진 공장 인근에서 한 노조원이 파업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그 뒤 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 차량인 XT5 등을 실은 치량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BYD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테슬라와 경쟁할 정도로 실적이 뛰어난 기업이다. 

그럼에도 BYD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전기차 업황 자체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결론에 이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켓인사이더는 “워런 버핏 회장은 기업 상황이나 산업 전망이 크게 악화될 경우 주식을 처분한다”며 “2020년 초 코로나19가 닥친 직후 항공 여행이 앞으로 몇 년 동안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 항공사들 주식을 매각한 전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9월 말 기준으로 1570억 달러(약 204조1683억 원)의 현금을 보유해 재무 상태가 탄탄하다. 전기차 관련 주식들을 연이어 판 것이 자금 부족 등 다른 이유가 아니라 해당 산업의 불투명한 전망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전기차 시장은 친환경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고속 성장을 이어오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각국이 전기차에 투자하는 재정보조 규모를 줄인 데 더해 충전 인프라 부족과 고금리 등 부정적인 요인이 겹쳐 수요가 감소했다. 

전기차 시장조사기관인 EV볼륨스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40만 대에서 2021년 233만 대로 1년 새 66% 늘었지만, 2022년에는 판매량이 전년도보다 15% 늘어난 268만 대 수준이었다. 판매 증가폭이 크게 준 것이다. 

전기차 시장 규모 1위 중국과 3위 북미도 성장세가 둔화하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GM과 같은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을 늘리더라도 수요가 따르지 않으면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버핏 회장은 전기차 시장이 코로나19로 수년간 축소됐던 항공여객 산업과 같은 전철을 밟는다고 예상해 주식을 선제적으로 매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마켓인사이더는 버핏 회장의 투자 성향도 함께 제시하면서 이번에 GM과 BYD 주식을 매도한 이유가 전기차 시장 전망과는 무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패스트푸드나 보험과 같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산업에서 수익을 내는 미국 기반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전기차 산업은 그의 주요 투자 종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그의 개인적 성향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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