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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억' 아이오닉6 인도네시아 안착 조짐, 현지 전기차 전략은 고민거리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10-06 18: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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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억' 아이오닉6 인도네시아 안착 조짐, 현지 전기차 전략은 고민거리
▲ 인도네시아에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6가 고가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아이오닉6.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의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가 인도네시아에서 1억 원이 넘는 높은 가격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는 초기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며 올해 압도적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쟁업체들 역시 인도네시아 전기차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아이오닉6 현지 생산을 포함한 선도 전략을 놓고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6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태동기를 지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8월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에서 아이오닉6를 공식 출시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 통계를 보면 아이오닉6는 현지 공식 출시 전인 7월 한달 동안 이미 93대가 판매됐다. 

올해 들어 현대차 아이오닉5는 꾸준히 인도네시아 월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7월엔 판매량이 276대에 그치며 중국 울링자동차 에어 EV(293대)에 밀려 모델별 월간 판매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선전에 힘입어 7월 합산 373대의 전기차를 팔아 에어 EV만 판매하고 있는 울링자동차의 추격을 뿌리치고 현지 전기차 브랜드 순위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아이오닉6는 인도네시아에서 시작 가격 11억9700만 루피아(1억4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5200만~6300만 원 수준인데 세금으로 인해 이보다 2배나 높은 가격표가 붙은 것이다.

인도네시아 브카시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아이오닉5의 현지 판매 시작가격 7억5천만 루피아(6500만 원)으로 아이오닉6보단 훨씬 가격대가 낮다.

아이오닉6는 인도네시아 7월 전기차 모델별 판매순위에선 5위에 해당하는데 1억 원이 넘는 가격대를 생각하면 현대차가 현지에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완공한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첫 인도네시아산 전기차 아이오닉5를 앞세워 올해 1~7월 인도네시아 전기차 누적 판매에서 56.5%(3913대)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두번째 전용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6도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는 앞으로 전기차 전략을 놓고는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1억' 아이오닉6 인도네시아 안착 조짐, 현지 전기차 전략은 고민거리
▲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현대차>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구 2억7천만 명의 내수시장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모두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전기차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2025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0%를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로 채우는 방침을 정했다.

올해 4월부턴 자국부품 사용 비중(TKDN)이 40% 이상인 전기차를 대상으로 부가가치세(VAT)를 기존 11%에서 1%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아이오닉5를 구매하면 모델에 따라 각각 6천만~7천만 루피아(약 550만~630만 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에 전기차 생산체제를 갖춘 완성차업체는 현대차와 중국 우링자동차 단 2곳으로 TKDN 40%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 모델도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우링의 에어 EV뿐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앞다퉈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토요타는 인도네시아에서 5년 동안 18억 달러를, 미쓰비시자동차는 3년 동안 6억7천만 달러를 투입해 현지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세제혜택 수혜를 늘리기 위해 아이오닉5 현지 생산량을 기존보다 3배가량 많은 월 1천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현지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 조짐과 빠른 성장세를 고려하면 현재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추가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 수요는 2021년 685대에서 지난해 1만327대로 무려 15배나 뛰었다.

첫 등장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아이오닉6를 확실한 볼륨모델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아이오닉5와 같이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1억 원대의 아이오닉6는 경쟁 전기차 모델이 늘어갈 수록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강현 현대차 인도판매법인(HMID) 자문은 최근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아이오닉5 가격은 여전히 너무 비싸고 아이오닉6는 12억 루피아로 훨씬 더 비싸다"며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새로운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6억 루피아(약 5200만 원) 이하 가격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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