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이
양종희 부회장을 최종 회장 후보자로 낙점한 뒤에도 경영승계와 관련한 시장과 소통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9년 만의 회장 교체를 앞두고 소통 강화를 통해 리더십의 안정성을 꾀하는 셈인데 KB금융의 이런 행보에는 국내 금융지주 경영승계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는 자신감도 녹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 |
22일 KB금융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지하1층 다목적홀에서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를 연다.
윤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KB금융을 떠나는 소회와 그동안 성과, KB금융의 향후 과제는 물론 이번 지배구조 변경 과정을 바라본 심경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이 11월 임기를 마치고 양 후보자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주면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회장 교체를 모두 마무리한다.
지난해 3월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올해 3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11월 KB금융까지 4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바뀌는 것인데 이 가운데 전임 회장이 떠나기 전 공식 기자간담회를 여는 것은 윤 회장이 처음이다.
양종희 후보자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결정 이후 별도의 약식 간담회를 열고 포부와 비전 등을 간략하게 밝혔다.
최근 4대 금융지주의 회장 교체 과정에서 회장 내정자가 취임 전 약식 간담회를 연 것도 KB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은 회추위 과정에서도 7월20일 시작일부터 숏리스트 결정 등 주요한 절차를 거칠 때마다 관련 내용을 시장에 적극 알리며 경영승계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벌어질 수 있는 논란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회장은 용퇴 과정에서 주요 주주들에게 메일을 보내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정당성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KB금융지주 회장이 바뀌는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자칫 경영공백이나 레임덕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 리더십 교체를 위해 시장과 적극 소통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회장 선임 이후에도 적극적 소통을 이어가는 것을 놓고 볼 때 국내 금융지주의 모범적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이번 KB금융의 지배구조 변경 과정은 모범적 경영승계 사례를 구축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요청을 들을 정도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 양종희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약식 간담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주가 흐름을 통해서도 KB금융이 리더십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가늠해 볼 수 있다.
KB금융 주가는 회추위 절차 시작을 알린 7월20일 이후 전날까지 18.84% 상승했다.
경기방어주인 은행주 주가는 경기 불확실성 속 배당 기대감 등이 더해지며 최근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KB금융 주가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주가는 각각 13.61%와 10.95%, 7.47% 상승했다.
양종희 후보자가 11월 공식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지도 관심사다.
4대 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2019년 1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마지막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손태승 전 회장 이전까지는 취임 이후 어김없이 기자간담회 등을 열고 비전과 목표 등을 밝혔지만 최근에는 아무도 열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은 영향도 있겠지만 회장 교체 과정에서 외압 등 이런저런 잡음이 불거진 점 등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윤종규 회장 기자간담회는 지배구조 측면보다는 평소 시장과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마련된 자리”라며 “그동안 KB금융을 이끌어오면서 느낀 소회 등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