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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 매각 흥행부진, 꼬이는 김준기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7-23 17: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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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매물로 내놓은 동부하이텍 인수전의 흥행이 부진하다. 사모투자펀드(PEF) 3곳만 참여했다.

게다가 동부제철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계획도 꼬이고 있어 김 회장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동부하이텍 매각 흥행부진, 꼬이는 김준기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동부하이텍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20여 개 회사에 인수안내서를 보낸 결과 사모펀드 3곳이 재무적투자자(FI) 자격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수의향서를 낸 사모펀드는 국내 투자펀드인 한앤컴퍼니, 애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미국계 펀드 베인캐피탈이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동부하이텍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현대차를 비롯해 SK하이닉스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 중 아직 인수 의사를 보인 곳은 없다.

동부하이텍은 시스템반도체 수탁생산업체(파운드리)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납품한다. 최근 3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8억5529만 원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매각을 통해 1500억 원에서 2천억 원 정도를 마련하려고 한다.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계열사다. 평소 반도체의 꿈을 품었던 김 회장은 2009년 적자에 빠진 동부하이텍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분 100%를 보유한 동부인베스트먼트를 세웠다. 이를 통해 그해 동부화재 지분 매각대금 932억 원과 동부메탈 지분을 담보로 빌린 1900억 원을 동부하이텍 정상화 자금으로 투입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동부메탈 지분을 담보로 받았던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곤경에 처했다. 당시 동부메탈 주가가 폭락하면서 담보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동부화재와 동부생명 주식을 담보삼아 3100억 원의 자산담보부대출을 발행해 빚을 갚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개인 자격으로 자산담보부대출 연대보증을 서기도 했다. 이 자산담보부대출 만기는 오는 9월 말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동부그룹 자구대책을 발표하면서 결국 동부하이텍을 팔기로 결정했다. 그는 당시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과 더불어 동부하이텍을 자금 마련을 위한 핵심매물로 지목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동부하이텍이 점차 실적이 나아지고 있으나 부채가 많아 매각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473%를 기록했다. 이자비용만 연간 670억 원이다.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대우전자 지분도 논란거리다. 동부하이텍은 동부대우전자 지분 1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부 인사들은 동부하이텍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동부대우전자 지분도 함께 팔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자구계획안을 발표했을 때도 동부대우전자는 매각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동부대우전자는 동부그룹 전자계열사의 중심축이 될 기업”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부제철 긴급자금 지원도 늦어지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다른 채권은행에게 동부제철 경영정상화에 지원할 1600억 원 제공 동의를 21일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23일 현재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채권은행은 지원을 거절하거나 결정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에 긴급자금을 지원하려면 채권자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전체 채권 가운데 53%와 15%를 갖고 있다. 나머지 채권을 지닌 농협,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중 일부의 동의를 얻어야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만 동의해도 68%는 얻었기 때문에 부정적 상황은 아니다”라며 “아직 모든 채권단의 동의서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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