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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 하와이 잿더미 만든 화재 원인은? 기후변화로 일반화된 ‘돌발 가뭄’

이경숙 기자 ks.lee@businesspost.co.kr 2023-08-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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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 하와이 잿더미 만든 화재 원인은? 기후변화로 일반화된 ‘돌발 가뭄’
▲ 8일 시작된 하와이 화재가 사흘이 지난 11일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화재가 커진 원인으로 강풍과 함께 돌발가뭄을 꼽고 있다. 사진은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확산 중인 산불.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초목이 우거진 지상낙원, 하와이가 사흘째 화마에 휩싸여 있다. 사망자 수는 53명을, 파괴된 건물 수는 1700여 채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불씨를 옮긴 강풍과 함께 돌발 가뭄(Flash drought)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돌발가뭄은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전역에서 증가하고 있어서 대비가 요구된다.

11일(현지시각) 주요외신을 종합하면 하와이 대화재의 원인으로는 멀리서 강풍을 일으킨 허리케인 도라, 한 농장들을 뒤덮은 외래종 잔디와 함께 8월 들어 심각해진 가뭄이 지목됐다.

8일 이른 새벽 마우이섬에서 시작된 화재는 한때 꺼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속 108km짜리 강풍을 만나 되살아났다.

강풍을 타고 날아간 불씨는 인근의 하와이섬에도 화재를 일으켰다. 하와이 남서쪽 수백km 떨어진 곳을 지나던 허리케인 도라가 무역풍을 강화한 탓이었다.

외래종 풀들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과거 파인애플 농장과 사탕수수 농장들이 있던 땅을 점령하고 자라던 외래종 풀에 불이 붙으면서 토종 삼림까지 타오른 것이다.

무엇보다 강력한 원인을 제공한 건 건조한 대기와 토양이었다.

AP통신은 미국 통합가뭄정보시스템(NIDIS) 자료를 인용해 이번 주 들어 마우이섬의 83%가 ‘비정상적으로 건조(D0)’하거나 ‘보통 가뭄(D1)’, ‘심각한 가뭄(D3)’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5월23일까지만 해도 마우이섬엔 ‘비정상적으로 건조’한 지역이 전혀 없었다. 두세 달 만에 갑작스레 가뭄이 닥친 것이다.

이런 현상을 학자들은 돌발 가뭄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집중호우로 갑자기 나타나는 ‘돌발 홍수’처럼, 돌발 가뭄 역시 단기간에 갑자기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인 가뭄이 몇 년 혹은 수십 년 동안 진행되는 것과 달리 돌발 가뭄은 하와이 사례에서 보듯 몇주, 혹은 몇 달에 걸쳐 빠르게 심화된다.

과학기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돌발 가뭄은 평년보다 낮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건조해진 대기가 땅과 식물의 수분을 빼앗으면 땅과 식물에서 증발산이 감소해 대기는 더 뜨거워진다. 뜨거워진 대기는 수분을 더 증발시킨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지역 전체가 극도로 건조해져 쉽게 불 붙는 상태가 된다. 산불 위험을 높이고 물 부족을 야기한다.
 
지상낙원 하와이 잿더미 만든 화재 원인은? 기후변화로 일반화된 ‘돌발 가뭄’
▲ 하와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돌발가뭄은 세계 74%의 지역에서 일반화되었다고 학자들은 분석했다. 사진은 이번 하와이 화재로 전소된 차량들. <연합뉴스>
과학자들은 돌발 가뭄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위스콘신대학교의 제이슨 오트킨, 난징대학교의 싱 위안 등 국제연구팀이 4월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돌발 가뭄은 1950년대 이후 빠르게 늘어 전 세계 74%의 지역에서 일반화됐다.

이들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선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하와이뿐 아니라 캐나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화재가 연일 발생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가 여기(하와이)에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이번 화재에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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