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3-07-25 16: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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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을 구축한 뒤 첫 카드로 기존 브랜드 '카드의 정석'을 부활시켰다.
우리카드는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늦게 독자 결제망을 구축한 만큼 이번 첫 선택에도 이목이 쏠렸다. 기존 브랜드 부활은 이례적이어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부터 다지기에 힘쓰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독자결제망을 구축한 뒤 실적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카드>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기존 브랜드 '카드의 정석'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BC카드에서 독립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한 뒤 첫 행보다.
카드의 정석 신상품 3종 출시와 동시에 24일부터 대표브랜드를 노출하는 홈페이지 카드탭 상단 버튼도 NU(New&Unique)에서 카드의 정석으로 변경됐다.
박 사장이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며 카드의 정석을 대표브랜드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도 카드의 정석 신상품 출시를 설명하며 "카드의 정석은 우리카드를 대표하는 대중적 브랜드로, 뉴(NU)는 MZ세대 고객에 특화된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카드의 정석을 다시 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카드의 정석은 '정원재카드'로도 불리며 정원재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대표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정 전 사장은 취임 3개월 만인 2018년 4월 '카드의 정석 POINT'를 출시하며 카드의 정석 브랜드를 내놨다.
손수 '팔리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기획부터 디자인 단계까지 모두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원재 카드'만이 아니다. 카드업계에서는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새 카드브랜드를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취임한 뒤 10년 만에 브랜드를 개편하며 'iD카드'를 선보였다. 박 사장의 전임 사장이던 김정기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도 NU 라인업을 내놨다.
▲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 구축 이후 첫 카드 신상품으로 '카드의 정석' 3종을 출시했다. <우리카드>
박완식 사장의 이 같은 선택에는 그동안의 관례보다 효율성과 성과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늦게 독자 결제망을 구축한 만큼 사용자수 증가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카드가 회원수 증가를 기대하는 상황에서 카드의 정석은 매력적 선택지다. 카드의 정석은 단일상품 시리즈로 업계 최단기간 기록인 출시 2년 8개월 만에 800만 좌 발급을 돌파했던 우리카드 대표 흥행 카드상품이기 때문이다.
2023년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점도 효율성과 성과 모두에 집중해야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카드는 2023년 1분기 순영업수익 2260억 원, 영업이익 570억 원, 순이익 460억 원을 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순영업수익이 5.3% 줄었고 영업이익은 50.3%, 순이익은 46.3% 급감했다.
카드업계 1호로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안을 내놓으며 실적 부담도 더해졌다.
카드의 정석은 실적에서도 검증된 카드였기 때문에 이번 박 사장의 선택은 우리카드 내부에서도 힘을 받고 있다.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이 출시된 2018년 역대 최대 순이익인 1265억 원을 기록했다. 유효회원수는 2018년 1분기 654만4천 명에서 4분기 684만7천 명으로 4.5% 늘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새로운 카드 라인업을 출시해 홍보비용이 늘어나면 고객들에게는 오히려 피해일 수 있다"며 "기존 라인업을 되살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