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을 상대로 제기된 투자자들의 소송이 정식 재판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안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유리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목적으로 차량 가격을 실제보다 낮게 예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7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 조세핀 스테이턴 판사는 리비안이 법정에 출석해 원고 측의 주장에 의견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리비안과 골드만삭스 등 기업공개 주관사들이 투자자 소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청을 냈지만 법원에서 이를 기각하며 정식 재판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스테이턴 판사는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은 리비안이 기업공개 전 차량 가격을 낮게 제시했다가 상장 뒤 가격을 인상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주장한다”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리비안이 미리 알고 있었는지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비안 주가는 2021년 11월 기업공개 직후 120달러를 돌파했다. 공모가는 주당 78달러였다.  

그러나 리비안은 2022년 3월 차량 가격을 최대 20% 높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R1S 가격은 7만 달러에서 8만4500달러, 전기픽업트럭 R1T는 6만7500달러에서 7만9500달러까지 판매 가격이 올랐다.

로이터는 당시 리비안이 전기차 가격을 인상하고 나서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안이 상장 전 제시했던 차량 가격을 현실화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주주들에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원고 측의 주장이다. 

2022년 3월7일 리비안 주주인 찰스 크루스가 이에 대해 소장을 제기하면서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이후 이번 사건이 유사한 다른 소송과 통합되면서 스웨덴의 공적 연기금인 AP7이 원고 대표를 맡고 있다.

스테이턴 판사는 “리비안 고위 경영진이 높은 생산가격 때문에 처음 책정한 차량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기업공개를 강행했다는 설명이 납득할 만하다”며 “생산비용이 오를 가능성을 몰랐다면 법정에 나와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다. 

리비안 측 대변인 해리 포터는 리비안의 입장을 묻는 로이터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