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미래엔 대표가 한진중공업 에너지 계열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김 부회장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7곳 중 유일한 에너지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가 한진중공업 에너지 계열사 인수로 미래엔의 에너지사업을 한단계 더 키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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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 미래엔 대표. |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에너지 계열사 패키지 매각 입찰에 전략적투자자(SI)로 유일하게 미래엔이 참여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진행한 대륜E&S, 대륜발전, 별내에너지 등 한진중공업 에너지3사 매각 예비입찰에 뛰어든 곳은 모두 7곳이다.
이 가운데 6곳은 IMM인베스트먼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KDB인프라자산운용, 이큐파트너스, 메리츠종금증권PE, 하나금융투자PE 등 재무적투자자(FI)였다.
당초 인수전 참여가 예상된 SKE&S와 GS에너지 등 대기업 에너지 계열사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대륜E&S의 도시가스사업은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의 집단에너지사업은 수익성이 좋지 않아 패키지 매각의 매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 사이에 도전장을 낸 미래엔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미래엔은 에너지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있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엔이 인수전에서 승리하면 미래엔이 하는 에너지사업의 규모는 2배 이상으로 커진다.
미래엔은 교육·출판기업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에너지사업의 규모가 교육·출판사업보다 크다. 지역내 도시가스 공급사인 전북도시가스와 미래엔서해에너지, 집단에너지사업을 하는 미래엔인천에너지 등 에너지 계열사 3곳을 거느리고 있다.
전북도시가스와 미래엔서해에너지는 지난해 매출 3151억 원, 3754억 원을 각각 거둬 미래엔 매출 1803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에 미래엔인천에너지 매출 383억 원까지 더하면 에너지3사 매출이 미래엔 매출의 4배를 넘는다.
에너지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도 235억 원으로 미래엔 영업이익 226억 원보다 많다.
미래엔이 한진중공업 에너지 계열사를 인수하기 위한 관건은 인수금액이다. 한진중공업은 매각대금으로 5천억 원 이상이 유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예비입찰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인수금액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미래엔은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9억 원에 불과하다. 에너지3사가 인수주체가 된다 해도 에너지3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0억 원 남짓으로 인수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미래엔이 예비입찰에 뛰어든 다른 재무적투자자들과 손잡고 공동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래엔이 인수전에 뛰어든 유일한 전략적투자자이기 때문에 합종연횡의 선택권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엔은 김기오 창업주가 1948년 설립한 대한교과서가 모체다. 대한교과서는 광복 이후 최초로 일반인 대상으로 주식을 공모해 설립된 회사다. 설립 후 초등교과서를 발행했으며 6·25전쟁 중에도 부산에서 중고등학교 교과서와 전시교재 등을 공급했다.
김 창업주 사후 양자인 김광수 명예회장이 대한교과서를 물려받았다. 김 명예회장이 정계에 진출하며 1980년 아들 김필식 사장이 회사 경영을 맡았다. 김필식 사장은 1982년 전북도시가스를 설립해 에너지사업에 진출했다.
김필식 사장이 1987년 지병으로 사망한 뒤 김광수 명예회장이 경영에 복귀했다. 김 명예회장은 1999년 국정교과서 주식회사를 인수·합병하며 교과서사업을 확대했다.
김영진 대표는 김필식 사장의 아들인데 보스턴대학을 졸업한 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에 근무하다가 2002년 미래엔에 입사했다. 2010년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11년 미래엔인천에너지를 출범하는 등 에너지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