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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2015년 12월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네시스 EQ900 신차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번째 차인 G80을 8월 안에 선보인다.
당초 G90(국내명 EQ900)을 먼저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G90의 전략적 중요도가 매우 높은 만큼 최대한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미국에 최초로 출시하는 제네시스 차종은 G80이다. G80은 2세대 제네시스의 부분변경 모델로 7월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G80의 미국 판매가격은 2세대 제네시스보다 2650달러 높은 4만1400달러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브랜드로 나오는 만큼 가격 인상폭이 다소 커졌다.
G90은 9월에나 출시된다.
현대차가 G80을 먼저 출시하는 이유는 G80이 기존 제네시스의 부분변경 모델로 큰 폭의 변화가 없어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 제네시스의 인기를 고려할 때 G80도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 1만7385대 판매됐다. 미국 중형고급차(MID LUXURY)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2만2458대), BMW의 5시리즈(2만275대)에 이어 판매 3위에 올랐다.
특히 E클래스와 5시리즈의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두자릿수 이상 감소한 반면 기존 제네시스 판매량은 유일하게 0.7% 늘었다.
반면 G90의 경우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G90의 이전모델인 에쿠스는 미국에서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에쿠스는 2010년 말 미국에 출시돼 2012년에 4천여 대 팔리며 정점을 찍은 뒤 판매량이 매년 뒷걸음질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2300여 대까지 떨어졌다.
후속모델인 G90의 성공여부도 불투명한 만큼 출시시기나 가격 등을 놓고 현대차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현대차가 이르면 상반기에 미국에 G90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상반기에서 7월, 7월에서 다시 9월로 출시시기가 조금씩 뒤로 밀리고 있다.
G90의 경쟁상대들도 워낙 강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2013년 글로벌시장에 출시돼 출시 첫해에만 10만 대 이상 판매되며 역대 S클래스 가운데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BMW의 7시리즈도 신차가 나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여전히 인기가 높다.
G90은 최고급 세단인 만큼 판매량 자체는 많지 않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잡은 판매목표도 G80은 2만5천 대, G90은 5천 대다.
그러나 G9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상징성이 크다. G90이 미국에서 성공해야 제네시스도 고급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다.
G90의 가격도 현대차에게 고민을 안겨준다. 현재 미국에서 에쿠스는 6만 달러 안팎에 팔리고 있다. 미국에서 S클래스는 9만 달러대, 7시리즈는 8만 달러대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G90의 가격을 낮게 책정할 경우 고급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역사와 전통을 지닌 독일 고급브랜드와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