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감소를 목표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주로 배출만 하던 정유사가 정부 지원을 받아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개발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 미국 정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화석연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받던 정유사들도 관련기술 개발에 나섰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에 설치된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 <연합뉴스> |
21일(현지시각)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대형 정유 기업이 잇따라 CCUS 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CCUS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포집(capture), 활용(utilize), 그리고 저장(store)하는 기술을 뜻한다.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모아 땅 밑에 저장하고 저장한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유사 옥시덴탈이 스타트업인 원포인트파이브과 함께 개발한 신기술을 소개했다.
옥시덴탈은 4월 직접공기포집(DAC) 시설을 미국 텍사스 노트리스에 설치했다.
직접공기포집(DAC, Direct Air Capture)은 CCUS 기술 가운데 하나다. 기존의 이산화탄소 포집 시설과 달리 대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옥시덴탈이 건설하는 설비는 연간 5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규모다.
이산화탄소 50만 톤은 주행거리 5㎞당 약 1㎏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소형자동차가 1년 평균 1만5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16만5천 대의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다.
옥시덴탈은 유정에서 기름을 시추할 때 미리 저장해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코노미스트는 옥시덴탈과 같은 정유사가 CCUS 기술개발에 뛰어든 이유로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들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공기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에 톤당 최대 85달러의 세금을 공제해주고 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구축해 탄소 배출을 감축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다만 이산화탄소 사용처에 따라 세금공제액이 달라진다.
옥시덴탈처럼 이산화탄소를 화석연료 시추에 사용하면 기본 세금 공제액보다 적은 톤당 60달러를 지원한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다시 화석연료를 시추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