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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K금융 인니③] 신한은행 황대규 "리테일 신상품과 디지털로 포트폴리오 균형 맞춘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5-16 16: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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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들이 동남아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아세안시장 개척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다가 리오프닝과 맞물려 투자금융 글로벌 스탠다드 확보를 목표로 한 민관 협력이 개화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지원 사격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아세안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와 함께 수교 50주년을 맞는 인도네시아, ‘포스트 중국’ 베트남,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금융시장 성장 발판을 구축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3개국에서의 국내 금융업계 활약상을 생생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인도네시아 글 싣는 순서
① 인도네시아는 금융한류 기회의 땅? 답은 ‘오랑’에 있다
② KB부코핀은행장 이우열 “인디카와 협력, 종합금융 발판 될 것”
③ 신한은행 황대규 “리테일 신상품과 디지털로 포트폴리오 균형 맞춘다”
④ 우리소다라은행장 황규순 “한국계 1등 넘어 현지 톱10 목표” 
⑤ 우리소다라은행 현지 직원들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⑥ 하나은행 박종진, 구성원 단합과 디지털로 리테일 넓힌다
⑦ 미래에셋 임원 아리산디 “1등 비결은 현지화와 투자 민주화”
⑧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 IB는 우리가 선도자
⑨ 한국투자증권, 리테일과 IB 양날개로 안정 성장 궤도
⑩ IBK기업은행 차재영 "우리는 원팀, 단단한 은행으로 가고 있다"

 
[다시뛰는 K금융 인니③] 신한은행 황대규 "리테일 신상품과 디지털로 포트폴리오 균형 맞춘다"
▲ 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이 11일 자카르타 본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자카르타=비즈니스포스트] ‘포트폴리오 균형.’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본사에서 만난 황대규 법인장은 인터뷰 내내 기업과 개인 자산의 포트폴리오 균형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이는 기업금융에 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과거 아픔을 통해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은 2015년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와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CNB)’를 인수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뒤 2016년 말 두 은행의 합병을 마치고 2017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대출을 늘려간 결과 인도네시아 진출 3년 만인 2018년 순이익 1천만 달러를 넘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19년 기업대출에서 한 건 이지만 큰 부실이 발생했고 결국 그해 순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황 법인장은 “당시 인도네시아 1등 섬유업체에서 부실이 발생했는데 이에 따라 현지 은행들도 손실을 많이 봤다”며 “이때 이후 신용평가 프로세스와 운영 리스크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기업금융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균형에 더욱 힘을 주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금도 기업상품 비중이 전체 자산의 90%가 넘을 정도로 기업금융 비중이 높다. 이를 2030년까지 50%로 낮추고 빈 자리를 개인상품으로 채우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결국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의 안정성을 꾀하겠다는 것인데 황 법인장은 이를 위해 리테일 쪽 신상품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기업금융의 강점을 살려 대출 기업의 공장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을 확대했고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맞춰 할부금융 등 자동차금융을 출시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상품인 ‘직장인 신용대출’과 중소상인을 위한 ‘SME대출’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상품 출시를 위한 금융당국 보고도 이미 마친 상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이 신상품을 출시하려면 전년도 말 진행되는 금융감독청(OJK) 계획보고에 관련 내용이 들어있어야 한다.

황 법인장은 리테일 확장 전략의 강력한 무기로 디지털플랫폼인 ‘솔(SOL)’을 들었다.

황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솔은 2019년 첫 출시 이후 계속해서 기능을 더해가며 발전하고 있다”며 “솔은 인도네시아 은행 앱 중 UX(사용자경험)와 UI(사용자환경) 측면에서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솔은 고객의 지점 방문 없이 계좌를 만들 수 있다. 모바일을 통해 고객을 확인할 수 있는 EKYC(E-Know Your Costomer) 시스템을 갖춘 것은 물론 앱에서 해외송금까지 바로 할 수 있다.

황 법인장은 “예전에는 공장 앞에 자판을 깔고 공장노동자 대출상품을 모집했는데 이제는 솔에서 곧바로 공장노동자들이 대출 한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솔을 통해 원화도 곧바로 이체할 수 있어 한국인들의 사용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뛰는 K금융 인니③] 신한은행 황대규 "리테일 신상품과 디지털로 포트폴리오 균형 맞춘다"
▲ 신한인도네시아법인 본사가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파이낸셜센터 1층에 있는 영업점 모습. 신한인도네시아법인의 디지털플랫폼 '솔(SOL)'을 알리는 광고판도 영업점 한편에 놓여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은행은 같은 아세안 국가인 베트남에서는 외국계 1등 은행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

황 법인장에게 베트남 성공전략을 벤치마크하고 있냐고 묻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황 법인장은 “같은 아세안이라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같은 접근법을 쓰면 안 된다. 규제만 봐도 차이가 크다. 일례로 신한베트남은행은 지점장 절반이 한국사람인데 여기는 규제 상 외국인이 지점장을 맡을 수 없어 지점장이 모두 현지인이다. 여기는 주재원도 최장 4년까지 밖에 있을 수 없어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시장은 어디든 맞춤형(customized) 전략이 중요하다”며 “인도네시아에는 베트남과 달리 한국 특유의 효율적 DNA를 심는 것이 쉽지 않다. 이곳에서는 여기 DNA에 맞춰 성과를 내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주요 은행 법인장 가운데 누구보다 현지 은행 생태계를 잘 아는 은행장으로 꼽힌다.

황 법인장은 2018년 말 법인장에 내정됐고 2019년 2월 취임해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일한 지 4년이 넘었다. 한국계 주요 은행 법인장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오기 전에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뉴욕지점에서 일했고 이후에도 서울글로벌센터 지점장, 본사 외국고객부장과 외국인투자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해외사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2019년 순손실을 낸 뒤로는 다시 단단한 은행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2020년 순이익 890만 달러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순이익 1190만 달러를 내며 다시 순이익이 1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2022년 말 기준 자산 15억2천 만 달러 규모를 보유해 106개 인도네시아 은행 가운데 자산 순위 59위에 올랐다. 기업과 개인 대출의 안정적 균형을 통해 2030년 총자산 30위권 은행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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