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노트7’를 출시해도 갤럭시S7의 가격을 낮추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지속적인 흥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 애플 아이폰7이 출시돼 삼성전자의 마케팅비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스마트폰사업에서 상반기와 같은 높은 수익성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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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28일 실적발표회에서 “하반기에 갤럭시S7의 가격을 낮추지 않고 유지할 계획”이라며 “일관적인 가격정책을 강화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한 뒤 상반기에 출시한 갤럭시S 시리즈의 가격을 낮춰 판매를 유지하는 전략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갤럭시S7 시리즈가 크게 흥행해 스마트폰사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수익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2분기에 영업이익 4조3200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56.5%, 1분기보다 10.8% 늘어났다.
이 전무는 “3분기에 갤럭시S7의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다양한 마케팅을 적극 강화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하겠다”며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스마트폰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미국 통신사들이 갤럭시S7에 마케팅을 집중하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수혜를 입었다”며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자체 마케팅비 집행이 늘며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잠재수요가 9월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7로 몰리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아이폰6S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하며 아이폰7의 대기수요가 대거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응해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출시를 8월 중순으로 이전보다 앞당기며 시장선점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BBC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스마트폰 경쟁심화에도 갤럭시노트7의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며 “애플 아이폰이 하락세를 겪는 것과 반대로 갤럭시 시리즈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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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로 추정되는 제품 이미지. |
고 사장이 하반기에도 갤럭시S7의 가격을 낮추지 않기로 결정한 점이 스마트폰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갤럭시노트7은 양면엣지 디자인과 전용펜인 S펜, 홍채인식 카메라 등을 탑재해 고가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S7의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의 수요가 아이폰7이나 체감성능이 높은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하반기에 갤럭시S7의 판매가 기대보다 부진할 경우 삼성전자는 재고소진을 위해 지난해와 같이 대규모 사은품 증정행사를 벌이는 등 판촉행사를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 사장은 갤럭시S7의 가격을 유지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서 브랜드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달리 차별화가 쉽지 않아 이런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