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5-09 16:35:56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표 성장주 ‘네카오’(네이버·카카오)가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두고 최근 엇갈린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 주가가 5만 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주가는 1분기 예상 밖의 호실적에 힘입어 20만 원 위로 올라섰다.
▲ 카카오 주가가 지지부진하지만 네이버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20만 원 위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NAVER) 주가는 전날보다 1.93%(4천 원) 오른 21만1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0.35%(200원) 내린 5만7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 주가가 올해 들어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면서 성장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 현지시각으로 8일까지 메타(93.8%), 애플(33.5%), 마이크로소프트(28.7%), 알파벳(22.1%) 등이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과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모두 20% 이상 올랐다.
이에 비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주가부진 이후 올해도 다소 소외된 모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연초 잠시 반등했지만 3월과 4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코스피지수 대비 낮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반도체, 철강 등 업종이 한 차례씩 돌아가며 주목받는 장세 속에서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만 긴축 통화정책이 후반부를 향하면서 IT 성장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율은 낮아지고 실물경기 둔화가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 속 2019년 과거사례에서는 IT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헬스케어, 소프트웨어에 집중한 포트폴리오가 지수 대비 높은 성과를 냈다"며 "통화긴축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한다면 반도체와 성장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네이버가 1분기 깜짝 실적을 통해서 주가 반전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1분기 실적발표를 전후로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4월 중 18만 원대까지 내렸던 주가는 이날 21만 원 선 위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실적 발표 당일에만 주가가 5.6% 가량 오르기도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3분기 ‘AI(인공지능)’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7~8월 하이퍼클로바X, 하반기 B2C(가칭 서치GPT)와B2B 일본향 AI 서비스를 각각 출시할 전망이다"며 "후발주자임에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가 부각되며 시장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여름에 공개될 '하이퍼클로바X'는 국내에서는 글로벌 업체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언급했다"며 "오랜 기간 투자에 대한 결실을 곧 보여줄 것이며 주요 사업에 AI가 적용되면서 기업이 레벨 업 할 전망이다"고 봤다.
반면 카카오는 1분기 실적악화에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주가 반등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과정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고, 카카오게임즈는 엔씨소프트로부터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민사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사들도 카카오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흐름이다. 하나증권이 8만5천 원에서 8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고 NH투자증권도 8만2천 원에서 8만 원으로 내린 바 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 확대로 인한 이익 추정치 하향과 상장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하향 조정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다"며 "적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기존 추정과 달리 카카오가 투자 기조로 변한 만큼 보수적인 영업이익 추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가 2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1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조금씩 반등을 모색할 전망이다”며 “지난해부터 미뤄졌던 카카오톡 개편과 AI사업 본격화로 주가와 실적 전환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