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주력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모바일기기의 전체 판매량을 늘리며 선방하고 있다.
애플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전략을 기반으로 기존 사용자를 활용해 콘텐츠사업에서 수익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 하드웨어 라인업 확대전략, 점유율 유지 주효
블룸버그는 27일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SE를 출시한 전략이 주효해 사용자를 대거 끌어들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시장의 부정적 전망을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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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애플은 2분기(자체 회계연도 3분기)에 아이폰 4040만 대, 아이패드 995만 대를 판매했다. 블룸버그가 종합한 증권가의 아이폰 판매량 전망치 3990만 대, 아이패드 910만 대를 모두 뛰어넘었다.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5% 줄었지만 최근 불거진 시장의 부정적 전망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아이폰SE 출시에 시장에서 비판이 높았지만 결국 판매량 증대에 기여했다”며 “애플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전망을 일정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3월 내놓은 아이폰SE는 399달러부터 출시돼 아이폰의 프리미엄 가치를 떨어뜨리는 한편 중국 등 중저가 위주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수요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증권사 RBC캐피탈은 2분기 아이폰 판매량에서 아이폰SE의 비중이 23% 정도로 예상보다 높아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시리즈가 수년째 판매량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도 이번에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최근 내놓은 ‘아이패드 프로 9.7’의 흥행효과로 보인다.
애플은 9.7인치의 아이패드에어2와 12.9인치의 아이패드프로, 8인치 아이패드미니 라인업을 판매하는 상황에서 아이패드프로 모델의 화면크기를 줄인 신제품을 3월 출시했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팀 쿡은 제품 라인업을 무리하게 늘리며 삼성전자의 전략을 따라가고 있다”며 “단일 상품으로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팀 쿡이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해 애플의 기존 전략에서 변화를 추진한 결과 전체 모바일기기 판매량 증대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콘텐츠사업으로 성장동력 마련할까
아이폰 판매량 둔화와 함께 저가형의 아이폰SE 판매가 늘어 고가 아이폰의 수요를 잠식하면서 애플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맥쿼리증권은 애플이 하드웨어 판매 자체보다는 사용자기반의 확대를 통해 서비스 매출증가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구조로 체질이 개선되고 있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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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콘텐츠 유통플랫폼 '앱스토어'. |
애플은 2분기에 앱스토어와 애플뮤직 등 콘텐츠와 클라우드서버에서 매출 60억 달러를 거뒀다. 연간 19%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체 순이익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콘텐츠 등 서비스매출은 내년에 세계 100대 기업에 맞먹을 정도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아이폰 판매량 둔화에도 기존 사용자의 이탈은 거의 없어 기반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애플은 운영제체 iOS가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시장점유율에서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앱 판매에서 2배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구매력이 강해 수익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의 콘텐츠사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잠재력이 충분해 아이폰 판매둔화를 만회할 수 있는 주요사업으로 조만간 입지를 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 차세대 콘텐츠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팀 쿡은 실적발표회에서 “’포켓몬고’로 유명해진 증강현실을 차세대 사업의 중심이 될 분야로 보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며 “시장진출 가능성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쿡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가상현실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해왔다.
삼성전자와 구글 등 콘텐츠 신사업에 일찍 진출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애플이 콘텐츠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플랫폼을 확보해 뛰어든다면 시장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가디언은 “팀 쿡이 이례적으로 적극적 진출계획을 밝힌 만큼 애플의 증강현실 관련사업은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콘텐츠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