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기자 eesoar@businesspost.co.kr2023-04-05 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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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물가 행진 속 엇비슷한 품질이라면 더 저렴한 대체재를 찾는 소비자들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식음료 기업들 대응 양상도 천차만별이다.
원가 상승에 따라 가격 인상 수순을 밟는 곳이 있는가 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가성비 상품을 강화하며 판매량 자체를 늘리고 나선 곳도 있다. 특히 식품업계 신세계푸드는 올해 기획성 프로젝트로 '가성비 베이커리'를 선보이며 업계 내외부 이목을 끌고 있다.
▲ 신세계푸드는 고물가 속 빵플레이션 잡는 '경제적 베이커리' 프로젝트를 통해 반값 베이커리를 연중 선보인다. <신세계푸드>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고물가에 원가 부담을 못 이기고 가성비 대표격 상품들로 여겨져온 편의점 자체 브랜드 생수, 커피 프랜차이즈 등이 줄인상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이들 편의점(CU 헤이루 생수 100원 인상), 국민 간식·가성비로 인기인 프랜차이즈(교촌치킨 최대 3천 원·중저가 이디야커피·메가커피·빽다방 등 200~300원 인상)업계 인상 움직임과는 달리 매입 경쟁력, 제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품질은 유지하되 가격을 낮춘 제품들을 강화하며 차별화 행보를 보이는 곳들도 있다.
유통업계로 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2019년 대비 약 33% 확대된 가성비를 갖춘 자체 브랜드(PB)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해당 PB 상품 수는 2019년 론칭 당시 900여 종에서 지난해 3배를 훌쩍 넘어 3천여 종까지 늘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 상품으로 물티슈가 대표적이다.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제조사 직거래·위생 및 안정성 등을 갖춘 두툼한 고품질 물티슈를 1천 원에 내놓으며 베스트 셀러가 됐다.
내구성·가성비를 고루 갖춘 '홈플러스 시그니처 IH티타늄 단조 프라이팬'도 있다. 홈플러스는 "내구성과 내식성이 뛰어나 강한 양념을 사용하는 한국식 요리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20~30% 가량 가격까지 저렴해 호응이 크다"고 전했다. 해당 제품은 올 들어 1월 17일~2월 26일 기간 전년 동기 대비 PB 프라이팬 매출을 240% 견인했다.
홈플러스는 가성비 좋은 신선식품도 강화하고 있다. 작년 2월부터 '물가안정 365' 정책 아래 등 두부·콩나물 등 '홈플러스 시그니처 PB'(홈플러스 시그니처 국산콩 두부 기획·홈플러스 시그니처 국산콩 무농약 콩나물) 포함 여러 상품을 연중 최적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눈에 띄는 곳은 신세계푸드다. 밀가루 값이 오르자 빵순이·빵돌이를 위해 빵플레이션 잡는 '경제적 베이커리'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2월부터 크루아상(2월, 8개 들이 세트, 개당 748원)·약과파이(3월, 10개 들이 세트, 개당 598원)·케이크(4월 9980원)를 잇달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의 해당 시리즈 출시는 연중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가 크루아상에 이어 두 번째 내놓은 꾸덕함(약과)과 바삭함(파이)을 겸비한 식감에 조청을 접목한 이색 디저트 경제적 약과파이는 쑥·인절미 등 복고 간식을 찾는 '할매니얼' MZ 입맛을 겨냥한 베이커리다. 4월엔 지름 14cm 케이크 절반 가격인 1만원 미만대 가격에 딸기·초코 크런치 케이크 2종을 선보이며 인기 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업체들은 고물가 상황 속 자주 구입하는 소비자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지만 구매가 몰리며 가격 인상 못지 않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반 크루아상 대비 50%가량 저렴했던 신세계푸드 '경제적 크루아상'은 5만 개가 팔려나갔고 '홈플러스 시그니처 물티슈'도 출시 한 달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어서며 현재까지 수 천만 개가 판매됐다.
홈플러스 PB 시그니처 두부와 콩나물도 국산콩 사용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면서 올해 1~3월 두 상품 매출 신장률은 약 평균 172%로 대폭 늘었다. 이외 라벨을 없애고 엄격한 정수 처리 과정을 거친 친환경 '홈플러스 시그니처 무라벨 맑은 샘물(2ℓ·6)'도 매출이 약 100% 신장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저가만을 강조한 여타 PB와는 달리 합리적인 가격대에 품질 등까지 갖춘 가성비로 전체 매출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며 "작년 기준 비중은 9%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