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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3월] 부동산PF에 숨죽이는 증권사, 처방전에도 '춘래불사춘'

조태진 금융증권부장·부국장 tjjoso@businesspost.co.kr 2023-03-0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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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3월] 부동산PF에 숨죽이는 증권사, 처방전에도 '춘래불사춘'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놓고 증권사들이 봄을 잘 넘길지 긴장하고 있다. 
“올해 봄을 잘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얼마 전 만난 모 대형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올해 증권업계 분위기 전반을 가늠할 수 있는 이슈라며 한 말이다.

그는 “올해 초 만기가 돌아온 PF 대출이 대부분 연장됐는데 3개월 뒤 또 한 번의 연장은 여의치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단기 유동성 꼬임에 취약한 중소형증권사는 차치하고, 금리 상승 여파로 자금시장 조달이 예년만 못한 상황에서 대형증권사도
비우호적인 연쇄효과를 비켜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렇 듯 시장에 만연해 있는 우려는 통계로 드러나고 있다.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우발채무가 위험수위에 치닫고 있다는 보고서는 상황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5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우발채무가 지난해 말 현재 20조9000억원에 이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채무액 규모만 놓고 보면 은행권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눈여겨볼 대목은 증권사가 신용위험까지 부담해야 하는 매입확약 금액이 19조6천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회사는 대출채권을 유동화할 때 만약의 사태에 책임을 떠안게 되는 신용보강을 하게 되는데 보통은 미매각위험 부담만 책임지는 매입보장을 제공한다.

매입확약은 미매각위험에 신용위험까지 부담하는 것으로 시공사 부실, 미분양 확대, 입주 포기 등 신용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도 우발채무가 확정채무가 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여지가 많아지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17개 중소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평균 43.8%였다. 이 중 3개사는 해당 비중이 60%대였고, 2개사는 90%를 넘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증권사 두 곳은 당장 디폴트를 선언해야할 처지에 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이들 증권사는 매각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PF 부실대출 여파의 휘발성은 2011년 한국 경제를 강타했던 저축은행 사태에서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데스크리포트 3월] 부동산PF에 숨죽이는 증권사, 처방전에도 '춘래불사춘'
▲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이 3월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회사채·단기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구체적인 대책을 준비했다.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PF 대주단 협약'을 4월 가동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만한 리스크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PF 부실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워낙 크다는 인식에서다.

이 가운데 대다수 중소형증권사가 변제 대상 후순위에 있는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 보증을 위해 20조 원을 투입하기로 것은 그만큼 위기 상황임을 대변해주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포기한 사례는 지방 PF 시장 침체 정도를 잘 보여준 사례다”며 “지방 사업지를 중심으로 브릿지론 투입 단계에서 사업이 중단돼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중소형증권사는 큰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 3조 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의 부동산 우발부채 중 브릿지론(19.6%)과 중·후순위 본 PF(15.9%)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본 1조∼3조 원 규모의 중형 증권사는 브릿지론(27.9%)과 중·후순위 본 PF(41.4%)의 합산 비중이 69.3%로 대형사의 2배에 달했다. 자본 1조 원 미만의 소형 증권사(76.5%)의 경우 각각 30.8%, 45.7%로 더 높았다. 조태진 금융증권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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