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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천재 프로듀서 시대의 종언, 이수만의 SM이 K팝에 남긴 공과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2-2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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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K팝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23년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대 헤게모니 다툼의 중심에 SM엔터테인먼트가 놓여있다.

SM엔터테인먼트를 품기 직전이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앞을 하이브가 가로막으면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업계에서 업력으로 보나 지금까지 끼친 영향력으로 보나 국내 대표 엔터기업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이 곳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엔터업계가 하이브의 독주체제로 가느냐, 아니면 하이브와 카카오의 양강체제로 가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이수만 창업주의 공과 과를 돌아보는 것도 K팝이 갈 길을 탐색해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수만 창업주는 아티스트를 어릴때부터 체계적으로 육성해 완성된 기획상품처럼 내놓는다는 K팝 육성방식을 최초 도입한 사람이다. 또 기획과 곡 제작, 음반 제작, 홍보까지 한 회사가 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처음 시작했다.

이수만 창업주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 가요계는 원석이 있으면 일단 데뷔시켜본 뒤 아님말고 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업계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이수만 프로듀서'보다는 '이수만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곤 한다.

한국가수의 해외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성공한 첫 사례인 보아도 이수만 프로듀서의 공이다.

사운을 걸고 30억 원을 투자한 보아가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한류의 물꼬를 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동방신기, 샤이니, 소녀시대 등을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흥행시켰다.

그러나 항상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 사업이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수만 창업주의 실수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이 이른바 '중국몽'이다. 이수만 창업주는 중국시장의 정치적 위험성을 과소평가했고 이후에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면서 손절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수만 창업주의 전략은 2010년대 초만 해도 당시 미국 진출에 애를 먹는 JYP엔터테인먼트 등과 비교되면서 '역시 이수만 선생님이 옳았다'는 찬사를 들었지만 시진핑 정부가 2017년 한한령에 이어 2021년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를 억누르는 정풍운동까지 벌이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가 H.O.T를 앞세워 중국에 K팝을 알리기 시작한지 20년, 중국지사를 설립한지 10년이 넘도록 SM엔터테인먼트의 중국사업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결국 SM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베이징지사를 철수시킨다.

연이은 실패 때문일까? 최근 들어서는 도전보다 안전지향으로 돌아서면서 팬덤 비즈니스에 몰두한다는 있다는 비판도 있다.

과거 이수만 창업주는 H.O.T가 해체되고 동방신기까지 사실상 와해되는 일을 겪으면서 이런 리스크를 원천봉쇄할 방법을 모색해왔다. 해답은 일본의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쟈니스의 시스템을 모방하는 것이었다.

쟈니스 특유의 로테이션 시스템과 팬덤 중심의 사업운영 말이다. 그런데 이는 J팝 시장을 지금과 같은 갈라파고스로 만든 주범으로 평가받는 기법들이기도 하다.

로테이션 시스템의 핵심은 팬덤에 좋아하는 특정 멤버의 매상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부담을 씌우는 것이다.

한 그룹의 멤버를 모두 좋아하는 팬들도 있지만 깊이 들어가면 가장 좋아하는 멤버, 이른바 '최애'가 있기 마련이다. 팬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최애가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바라고 만에 하나라도 퇴출되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소수의 팬을 대상으로 국내활동만 해도 수백만 장의 앨범을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퍼포먼스를 통해 해외로 뻗아가려고 하는 4세대 K팝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다음은 조금 무거운 주제인데 이수만 창업주는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 그리고 부수적인 로열티 계약 등을 통해 업계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수수료를 챙긴 것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팬들은 물론 내부 임직원과 주주들로부터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불법은 아니지만 아티스트와 주주에게 돌아갔어야 할 수익을 독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과거 몇몇 그룹의 멤버들이 불공정한 대우를 문제삼으면서 그룹이 해체되거나 활동이 중단된 일들이 있었다. 한 동방신기 멤버는 TV방송에 출연해 해체 이후 동방신기 활동 당시보다 100배 많은 수익을 거뒀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또 SM엔터테인먼트는 2022년까지 배당을 한 적이 없었다. 대주주인 이수만 창업주 개인에게만 1천억 원 이상이 돌아갔다는 사실은 주주들의 불만을 폭발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들 이수만 창업주가 한류의 아버지이자 K팝의 스승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2020년에도 걸그룹 에스파를 성공시키면서 프로듀서로서 감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다만 한 명의 천재 프로듀서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혼자 이끄는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기획과 제작에 집중하는 레이블이라면 모를까 시가총액 2조 원 기업집단의 대소사를 개인이 모두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류의 본산이자 K팝 업계의 한 축인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창업주 이후 이후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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