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2023년은 얼핏 잿빛으로 보인다. 핵심사업 메모리 분야의 악화한 업황을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이 어려운 시기는 강자를 더욱 강자답게 만들어 주는 때이기도 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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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업황이 나쁠 때 125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으로 투자를 더욱 강화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메모리 후발주자와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br />
<figure class="image" style="float:right;margin-right:0px; margin-left:15px; margin-top:30px; "><img alt="[데스크리포트 2월] 삼성전자의 2023년은 잿빛일까 장밋빛일까" height="150" class='lazyload' data-src="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302/20230207101526_95925.jpg" width="300" />
<figcaption><table width=320><tr><td align='left' style='margin:0; padding:0px 0px; color:#306f7f; font-size:12px; font-family:verdana; letter-spacing:-0.1em; line-height:160%; table-layout: fixed; width:180px;'>▲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895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을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만 TSMC를 추격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td></tr></table></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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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삼성전자에게 메모리 분야 위상 강화보다는 올해 기대를 걸어볼 만한 분야가 따로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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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신기술을 앞세워 2023년을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를 추격하는 원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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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만 보면 아직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기대를 걸 만한 요인이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파운드리업계 뉴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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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895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4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등'이라는 포부를 세상에 내놓은 뒤에도 시스템반도체의 핵심인 파운드리사업은 큰 변화가 없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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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야심찬 선언을 내놓은 뒤 4년이 다 되어 가는 동안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오히려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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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TSMC는 애플, AMD, 퀄컴, 엔비디아 등 세계 최고의 IT기업 주문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파운드리 세계 최강자의 위상을 과시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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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6.1%에 이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점유율(15.6%)의 4배에 가깝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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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TSMC 보유국' 대만의 언론들은 이런 상황을 즐기듯 보도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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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투자재원을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나눠 투입하는 동안 TSMC는 파운드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 등 각종 이유를 들며 삼성전자가 TSMC를 영원히 쫓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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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TSMC의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차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TSMC의 업력은 35년에 이른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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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5년이다. 초기 연구단계까지 포함한 전체 업력부터가 TSMC의 절반밖에 안 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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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삼성전자가 사업부를 꾸려 파운드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7년부터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에 진심으로 뛰어든 뒤 단 5년 만에 세계 2위까지 올라선 것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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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아무리 메모리 세계 1등이라고 해도 이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는 같은 반도체산업 같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의 사업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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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는 소품종 대량 생산으로 업황에 크게 좌우받지만 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업황 보다는 고객과 관계가 더욱 중요한 분야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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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삼성전자 사이에 파운드리 사업에서 격차는 아직 크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TSMC가 일찌감치 투자에 나선 덕분에 감가상각이 끝난 설비에서 생산을 하면서 수익성이 월등하다는 점이 꼽힌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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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랜 업력 탓에 생산 안정성이 좋아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이 한번 파운드리를 선택하면 쉽사리 바꾸지 않은 업계 속성상 TSMC는 파운드리 세계 최강자의 지위를 오랫동안 지켜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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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나서면서 판도가 달라지게 됐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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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반도체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 구조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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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A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를 4면에서 맞닿게 해 전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 '핀펫' 기술보다 반도체 전력 소비와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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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역시 삼성전자보다 6개월가량 늦은 지난해 말부터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지만 기존 핀펫을 약간 개선한 수준의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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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기업에 편파적인 디지타임스 등 대만언론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보다 3나노 공정 수율(양품비율)이 높고 3나노 다음 세대 공정도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개발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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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TSMC의 3나노 공정 생산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며 그마저도 최대 고객인 애플 물량을 소화하는 데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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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올해부터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확장현실기기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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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반도체 전력 효율과 성능 향상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술에 따라 파운드리 업계의 판이 흔들릴 공산이 커진 셈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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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신기술 GAA를 앞세워 3나노 공정을 올해 빠르게 안정화해 고객사를 늘려나간다면 지금까지 TSMC가 왕좌를 지켰던 구조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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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들이 파운드리 업체를 바꾸는 데 따른 위험(전환비용) 때문에 쉽사리 TSMC를 떠나지 못했던 것처럼 3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에서 삼성전자를 선택한 뒤 TSMC로 다시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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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중국과 대만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휘말려 있다. 안정적 파운드리 생산을 보장한다고 믿기 힘들어졌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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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아직 파운드리 분야 매출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는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파운드리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바라본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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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사업을 놓고 "첨단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이를 중심으로 고객을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더욱 강화될 공산이 크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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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앞으로 파운드리 분야를 좀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파운드리에 어떤 규모로, 어떤 방식으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895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회장이 투자에 나설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박창욱 산업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