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3-01-29 16:53:21
확대축소
공유하기
▲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로 30년 만에 대한민국에 ‘슬램덩크 신드롬’이 찾아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슬램덩크 열풍이 다시 일고 있다.
극장판 영화 개봉을 계기로 과거 원작 만화에 열광했던 30~40세대는 물론 10대~20대까지 소비층이 확산되며 30년 만에 슬램덩크 신드롬이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7일과 28일 일일 관객 순위 1위에 올랐다. 이틀 연속 ‘교섭’과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실시간 예매율은 14.9%로 3위에 올라있다. 예매율 24.1%의 ‘방탄소년단:옛 투 컴 인 시네마’, 예매율 19.4%의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이 각각 1,2위를 달리고 있다.
21일~28일까지 주간 관객 순위도 3위다. 이 기간 66만7천 명의 관객을 모으며 2위인 아바타2와 불과 5천 명 차이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누적 관객 수는 182만 명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일본 원작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담아냈다.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극장판 슬램덩크 인기는 관련 업계에도 퍼지면서 신드롬급 열풍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
26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개장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는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장 전날인 25일 아침부터 26일 새벽까지 수백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 26일 ‘더현대 서울’에 개장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는 매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오픈런을 위해 전날부터 줄을 선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현대백화점>
이런 ‘밤샘 오픈런(매장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은 개장 첫날뿐만 아니라 매일 이어지고 있다. 전날부터 미리 줄을 서는 이유는 ‘한정수량 굿즈’를 사기 위해서다. 인기 상품인 유니폼은 오픈한지 4분만에 품절되고 다른 굿즈들도 늦게 입장하면 재고가 없어 구매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 가격이 저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십만 원어치를 결제하고 인증하는 구매자들이 적지 않다.
29일 인터넷 교보문고 실시간 순위를 보면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세트’가 7위에 올라있다. G마켓과 옥션에서 슬램덩크 만화책 주문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14%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네이버쇼핑 카테고리 인기검색에도 슬램덩크가 1위에 올라있다.
슬램덩크 열풍이 30년여 년만에 재현된 셈인데 '노 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뜨거웠던 만큼 더욱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 슬램덩크는 1992년 연재를 시작해 1996년 완결됐다. 연재 당시 일본에서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일본을 제외한 나라 중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90년대 중고등학생들에게 슬램덩크는 하나의 문화이자 신드롬이었다. 학교 체육대회 농구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슬램덩크 주제가인 ‘너에게로 가는 길’이 흘러나왔고 만화의 한 장면을 따라하기 위해 수 많은 슛을 던졌다.
90년대 중고등학생이었던 세대들은 이제 3040세대가 됐다. 3040세대들의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인기요인의 한 축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040세대 남성의 관람 비중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