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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건축물도 나무로 짓는다, 탄소중립 시대 주목받는 목조건축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3-01-26 12: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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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건축물도 나무로 짓는다, 탄소중립 시대 주목받는 목조건축
▲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목조건물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스페인 남부도시 세비야에 위치한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인 메트로폴 파라솔. <위키피디아>
[비즈니스포스트]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목조건물이 주목받고 있다. 

목조건물은 콘크리트건물보다 단열효과가 높아 건물 에너지 소모량을 줄일 수 있고 탄소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초대형 목조건물을 랜드마크로 활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모듈러 건축에 목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목조건축 시장이 개화할 조짐을 보인다.

2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도시 세비야에 위치한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 메트로폴 파라솔은 일몰과 야경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여행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메트로폴 파라솔은 엔카르나시온 광장에 있는 너비 길이 150m, 폭 70m, 높이 28m의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축물로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독일 건축가 위르겐 메이어가 지었고 3만5천 개의 나무조각을 조립해 만든 독특한 외관이 버섯모양을 닮아 ‘세비야의 버섯들’이라고도 불린다. 2011년 완공 된 뒤 여행자들이 꼭 봐야하는 건축물로 꼽아 도시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메트로폴 파라솔은 초대형 목조건물의 가능성을 증명함으로서 콘크트리를 목재로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혀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17년 캐나다 벤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 높이 53m, 지상 18층 규모의 목조 기숙사가 들어서기도 했고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암스트르담에는 목재를 주요 건축자재로 쓴 높이 73m, 21층 규모의 고층 아파트가 지어졌다. 

네덜란드 암스트레담의 고층 아파트를 지은 건축설계업체 아룹(ARUP Group)은 이곳에 2천㎥의 목재를 활용해 탄소배출량을 기존 콘크리트 건물의 절반으로 줄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초대형 건축물도 나무로 짓는다, 탄소중립 시대 주목받는 목조건축
▲ 네덜란드 수도 암스트레담에 위치한 높이 73m의 목조빌딩. <아룹그룹>
콘크리트의 원재료로 쓰이는 시멘트를 생산할 때는 1톤당 650~920kg의 탄소가 배출된다.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영국 런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에 따르면 세계 시멘트 생산량은 연 40억 톤 수준이다.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가량을 차지한다. 

목재를 건축자재로 활용하면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목재는 콘크리트와 비교해 열전도율이 10배 낮아 건물의 단열효과가 높아지고 건물 에너지 소모량도 줄어든다.

산림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저장고 가운데 하나이지만 나무가 죽으면 대기로 탄소를 배출한다. 목재를 건축자재로 활용하면 산림에서 저장한 탄소가 배출되지 않아 저탄소 사회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긴 수명을 지닌 건물을 목재로 지으면 종이와 같이 빠르게 분해되는 제품과 비교해 탄소저장 효과도 크다. 목조주택은 좋은 자재와 정밀한 시공이 뒷받침 된다면 50년에서 100년까지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

산림청 직속 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목재는 1㎥당 250kg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목조주택 1동의 평균 목재 사용량을 약 36㎥로 가정했을 때 저장된 탄소량은 약 9톤에 이른다. 

이는 소나무 숲 400㎥이 1년6개월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버금가는 수준으로 목조주택을 제2의 산림이라 부를 만큼 환경친화적 자원으로 볼 수 있다.

목재는 콘크리트나 철과 같은 다른 건축 재료에 비해 건축 재료를 제조·가공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적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 

이 때문에 철근 콘크리트주택을 짓기 위해선 79.98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만 목조주택은 불과 18.85톤만 배출한다.
 
초대형 건축물도 나무로 짓는다, 탄소중립 시대 주목받는 목조건축
▲ 주택 1동 건축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국립산림과학원>
추가로 목조주택을 해체해 발생하는 폐목재를 열병합 발전소에서 열원으로 활용하면 발전용 석탄을 대체해 추가 온실가스 배출저감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목재가 화재에 약하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인식에 따라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높아 건축재료로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목조 건축과 목재 기술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건설사들은 모듈러 건축부터 목재를 활용해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이 폴란드 목조 모듈러 회사인 단우드를 2020년 1월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단우드는 독일 모듈러 주택시장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고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를 주요시장으로 두고 있다.

단우드 인수 뒤 GS건설은 100% 출자해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및 고급 주택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2022년 9월27일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에 유럽 모듈러 공법을 이용한 고급단독주택 콘셉트하우스를 준공했고 같은 달 26일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에 ‘자이가이스트 창원’ 샘플하우스를 열었다. 

정부도 국산목재를 활용해 친환경 건축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중합복합도시건설청, 산림청, 서울시는 지난해 10월13일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국토부는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행복청은 세종시에 설치되는 공공청사 등 공공시설물에 목재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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