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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T CEO 구현모에게 부족한 단 한 가지 능력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1-04 15: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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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경영진은 기업의 장기 가치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며 장래 주가를 좌우한다.”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투자할 기업을 선택할 때 무엇보다 경영진의 도덕성과 능력을 최우선 순위로 본다고 한다.
 
[기자의눈] KT CE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337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현모</a>에게 부족한 단 한 가지 능력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재임 기간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는데도 왜 국민연금의 연임 반대에 직면했을까?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영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때 시가총액 1조2400억 달러를 넘었던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각종 논란으로 현재는 3400억 달러, 최고점 대비 거의 4분의 1토막이 났다. 

이른바 ‘CEO 리스크’가 기업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 셈이다. 

이런 사례와 달리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실적, 기업가치 등 모든 객관적인 지표에서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 KT 역대 CEO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9년 KT는 연결기준으로 1조1595억 원의 영업이익 거뒀다. 하지만 구 사장이 취임한 뒤 2년 만인 2021년 KT의 영업이익은 1조6718억 원으로 2년 사이에 44.1%나 증가했다.

2022년 영업이익도 1조7천억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구 사장 재임 기간 KT의 성과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3일 종가 기준 KT 주가는 3만3750원으로 3년 전인 2020년 3월3일 주가 2만6600원보다 26.9% 상승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 통신사와 비교해도 KT 주가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구 사장은 이와 같은 객관적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도전했고 결국 최종 단독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구 사장에게도 한 가지 부족한 능력이 있다. 객관적인 지표에 따른 성과와 비교해 구현모 사장의 경영능력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3년의 대표이사 임기가 거의 다 지났고 연임까지 앞둔 현재까지도 구 사장의 존재감은 황창규 전 대표이사 회장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이는 '황의 법칙'으로 널리 알려진 황 전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다수의 언론에서 자주 소개됐던 것과 달리 구 사장은 내부출신의 정통 ‘KT맨’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직후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으며 사법리스크로 거론되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금’ 논란도 황 회장 시절에 벌어졌다.

또 일각에서는 구 사장이 대표이사보다는 실무자 느낌이 강하다는 말도 나온다. KT에서만 33년을 일한 만큼 통신업계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뛰어나지만 정치권과 동종업계 등 대외 대응 능력에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것이다.

구 사장의 존재감 부족은 스태프 부서가 ‘CEO PI(퍼스널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구축하지 못한 책임도 일부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구 사장의 경영 능력 가운데 일부다. 구 사장 스스로가 대외적으로 인지도나 영향력을 더 확대하지 못한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구 사장이 높은 경영 성과를 이루고도 대표 연임 절차의 투명성 문제로 국민연금공단의 견제를 받는 것도 결국 구 사장의 대외 영향력이 경영능력과 비교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T는 2002년 민영화됐지만 끊임없이 정치권 입김에 휘둘려왔다. 

구 사장 이전 남중수 전 KT 대표이사 사장과 이석채 전 KT 대표이사 회장은 모두 연임에 성공했지만 각종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거세지자 중도 사퇴해야만 했다. 황창규 회장은 연임한 뒤 임기를 마쳤지만 정치권 외풍에 크게 시달려야 했다.

현재까지 KT 내부 출신이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모두 마친 사례는 지금껏 없었다. 이는 그만큼 내부 출신 대표가 정치적 외압에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구 사장은 지난 임기에서 역대급 경영성과를 낸 만큼 국민연금을 제외한 KT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구 사장이 KT 대표 잔혹사의 대물림을 끊어 새 역사를 쓰길 기대해본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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