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2-12-16 17: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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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눈앞에 두면서 방산과 그린에너지를 중심으로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낸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16일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관한 본계약을 맺었다.
▲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16일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관한 본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그룹은 약 2조 원 규모의 지분 인수로 대우조선해양의 새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 보통주 1억443만8643주를 주당 1만9150원에 신규로 발행한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원), 한화시스템(5천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천억 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천억 원)이 각각 참여한다.
유상증자 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며 기존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지분은 28.2%(2대주주)로 낮아진다. 기업결합 승인 등 행정절차를 모두 마치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최종 마무리된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9월26일 대우조선해양의 근본적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전략적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합의’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이 조건부 투자예정자로 지정됐고 두 회사는 경쟁입찰인 스토킹 호스 방식을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추진에 관한 기본 내용에 합의했다.
이후 잠재투자자 인수 의향 접수 결과 추가 입찰자가 없어 한화그룹이 단독으로 대우조선해양에 관한 6주 동안 상세 실사를 최근까지 진행했고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을 최종 투자자로 확정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종합 방산·그린에너지 분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의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라는 비전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을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및 친환경 선박 개발 등의 새 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그룹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생산설비 및 운송기술 분야와 합쳐 그린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주축으로 한 방산사업, 한화솔루션을 주축으로 한 태양광 및 수소사업(그린에너지) 등 두 분야를 핵심 사업 축으로 구축했다.
한화그룹은 내년 상반기 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종 인수까지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방위사업법에 따른 방산업체 매매 승인, 기업결합 심사 등 국내외 인허가 취득에 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걸림돌이 되었던 기업결합 심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번 계약은 본계약 체결인 이날부터 6개월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두 회사와 산업은행의 합의 아래 추가 기한 연장은 가능하다.
한편 본계약 조건에 따라 기존 박두선 대표이사 사장 등 대우조선해양 주요 경영진은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에는 ‘대우조선해양 등기이사 전원의 사임서 제출’이 성취 조건에 새로 포함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6주 동안 정밀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우수한 인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관계기관, 채권단,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통해 남은 인수 절차를 잘 마무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근본적 정상화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간 대주주의 적극적 투자와 책임있는 경영활동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한국 조선업의 디지털·친환경 전환을 선도하는 회사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및 제반 이해당사자와 함께 향후 유상증자 완료까지 절차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