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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격차 더 커져, 올해 마지막 한은 금통위 대응 주목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2-11-03 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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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4번째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남아 있는 한 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미국과 금리 폭을 좁히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격차 더 커져, 올해 마지막 한은 금통위 대응 주목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왼쪽)이 4번째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다만 한국은행이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기조에 대응하며 지속해서 큰 폭으로 금리를 끌어올리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 다시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 폭이 최대 1%포인트 이상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11월24일 예정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인해 미국 연방금리 전망치는 상단 5.00%로 높아질 위험이 커졌다”며 “미국 금리정책의 기대가 다시 높아진다면 국내 기준금리 기대도 다시금 높아질 공산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당초 금융업계는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 번째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11월 회의에서는 0.25%포인트 수준의 인상에 그칠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다시 한번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기조가 확인되면서 한국은행이 세 번째 빅스텝을 시행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준이 2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이제 1%포인트로 커졌다.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연준이 다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격차는 또 벌어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만 대응해서 계속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만은 없다는 점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를 벌어지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올린다면 이미 가계와 기업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름을 끼얹어 국가경제 전체를 침체의 늪으로 빠트릴 수도 있다.

특히 국내 가계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상환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된 국면에서 급격한 금리인상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을 크게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흥국생명이 전날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0월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금리가 오른다고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물가인상이나 외환시장, 금융시장 안정성에 주는 효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 수준으로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은행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는 조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국내 채권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하고 장기투자 성향을 보이는 공공자금의 투자비중이 높아 큰 폭의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과 미국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기간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대체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1999년, 2006년, 2020년 등 모두 세 차례 역전됐다. 이 가운데 2000년 5월부터 10월까지 1.5%포인트까지 금리 격차가 확대되기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일 보고서 ‘한·미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시사점’에서 “올해 연말까지 한국과 미국의 금리결정 일정과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고려했을 때 두 나라간 기준금리 격차는 현 수준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격차가 적정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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