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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1호 고객' 미국 국방부, 삼성전자 반도체기술 추격 도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9-30 12: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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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1호 고객' 미국 국방부, 삼성전자 반도체기술 추격 도와
▲ 인텔이 미국 국방부 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추격에 도움을 받고 있다. 인텔의 미국 오하이오주 신규 반도체공장 예상 조감도.
[비즈니스포스트]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사업 ‘1호 고객’으로 자리잡은 미국 국방부가 대규모 위탁생산 주문을 내놓은 데 이어 상당한 수준의 기술 발전을 요구하면서 인텔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 확보가 미국 국방부와 인텔의 핵심 목표로 자리잡으며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추격하는 데 더욱 속도가 붙었다.

30일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에 따르면 인텔은 미국 국방부의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공정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랜디르 타쿠르 인텔파운드리서비스 사장은 EE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텔이 국방부의 첨단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GAA를 포함한 최신 기술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인텔과 반도체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 인텔이 파운드리사업 본격 진출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1호 고객으로 자리잡으며 확실한 공급 기반을 마련해준 셈이다.

국방부는 인텔의 반도체 설계 및 연구개발에 2억5천만 달러(약 3600억 원)의 초기 개발 비용을 제공했다. 이후 인텔이 일정 기술 수준에 도달하면 추가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사실상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해외 경쟁사에 대응해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E타임스에 따르면 국방부가 인텔에 이미 위탁생산을 맡긴 반도체 프로젝트 규모는 연간 30억 달러(약4조3천억 원)에 이른다.

인텔이 파운드리사업 초기부터 미국 정부 지원을 통해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해외 국가에 반도체 수급 의존을 낮춰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 반도체기업인 인텔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상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시장에서 인텔이 단기간에 주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특히 미국 국방부와 인텔의 차세대 프로젝트 개발은 삼성전자가 최근 상용화한 핵심 기술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삼성전자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타쿠르 사장은 EE타임스를 통해 “국방부는 인텔이 2년 뒤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는 인텔 18A 공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해당 공정은 GAA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GAA는 반도체에 쓰이는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바꿔 기존의 핀펫(FinFET) 공정보다 반도체 성능 및 전력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첨단 기술에 해당한다.
 
인텔 파운드리 '1호 고객' 미국 국방부, 삼성전자 반도체기술 추격 도와
▲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활용되는 기술 안내.
삼성전자가 6월 말 생산을 시작한 3나노 반도체 미세공정에 세계 최초로 적용됐고 TSMC는 2025년 선보이는 2나노 공정부터 GAA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따라서 GAA 기술은 삼성전자가 앞으로 수 년 동안 독점체제를 갖추고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인텔이 미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GAA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게 되면서 삼성전자를 사실상 정조준하게 됐다.

인텔이 GAA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국방부와 계약에 따라 막대한 인센티브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발전 속도를 앞당길 만한 확실한 동기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타쿠르 사장은 미국 국방부 이외에 다른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에 인텔을 경쟁자로 맞이해 본격적으로 수주 대결을 펼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인텔은 파운드리 후발주자로서 TSMC와 삼성전자가 지배한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정면 대결에 강력한 의지도 드러냈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른 최대 수혜기업으로도 꼽히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에 생산공장을 투자하는 기업에 보조금 및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반도체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데도 상당한 금액을 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목표로 두고 반도체 지원법을 추진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인텔이 앞으로 투자와 연구개발 과정에서 대규모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삼성전자와 TSMC가 미국 정부의 지원에 다소 불리한 입장에 놓이면서 인텔과 경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타쿠르 사장은 “인텔이 국방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다른 고객사들의 신뢰도 얻게 될 것”이라며 첨단 반도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아 능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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