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신동빈 그룹회장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정기 임원인사를 했다. 신 회장의 작품인 인사로 받아들여지는데, M&A 분야에서 성과를 보상하면서 측근인사들을 대거 중용했다. 또 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해 박근혜 정부 들어 각종 악재에 대응하는 홍보능력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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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
28일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의 핵심은 신 회장이 주도하고 성과를 거둔 M&A 분야 인사들의 중용이다. 그룹의 정책을 책임지는 정책본부의 김치현 운영실장이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을 차질없이 이행하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 신임 사장은 1955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 계성고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롯데호텔에 입사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롯데건설 해외영업본부장, 롯데알미늄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김 사장은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서 계열사들의 효율적 경영과 사업전략 수립을 주도한 점이 인정됐다.
또 그룹의 인수합병 전략을 총괄해온 황각규 정책본부 국제실장(사장)을 운영실장으로 임명했고, 국제실은 비전전략실로 바뀌어 실장에는 임병연 그룹 미래전략센터장이 자리를 옮겼다. 앞으로 LIG손해보험 인수 등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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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 |
이번에 그룹 운영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황 사장은 그동안 그룹의 해외 진출과 M&A 등을 진두지휘한 신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인물이다. 황 사장과 신 회장과의 인연은 1990년으로 올라가는데, 신 회장이 당시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후계자 수업을 받을 때 바로 밑의 부장이 황 사장이었다. 그 뒤 신 회장이 그룹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황 사장을 데리고 왔다. 황 사장은 그동안 2007년 대한화재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큰 M&A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황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새로 비전전략실장이 된 임 실장은 황 사장의 서울대 화학공학과 9년 후배이다.
이번 인사에서 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하고 최종원 대홍기획 대표이사를 실장에 앉혔다. 박근혜 정부 들어 각종 세무조사를 비롯해 정부와의 관계 뿐만 아니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악재 등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실 신설은 신 회장의 지시로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부문 주요 계열사인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대표는 유임되었으며, 소진세 코리아세븐 대표는 롯데쇼핑 사업부문 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을 롯데슈퍼 대표에,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을 코리아세븐 대표에 각각 임명했다. 대홍기획은 장선욱 그룹 정책본부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면서 대표를 맡게 됐다.
롯데백화점에서 처음으로 관리담당 여성임원으로 김지은 롯데백화점 해외패션부문장이 승진했다. 또 송승선 롯데마트 이사와 박선미 대홍기획 이사가 승진했으며, 한유석 대홍기획 글로벌비즈니스팀장이 새롭게 여성임원 명단에 이름을 추가했다.
한편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로 이미 사의를 표명한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의 인사는 보류됐다. 롯데그룹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조속한 수습이 급선무라 판단해 이번 인사에서 보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