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유 자동차 업체 광저우자동차(GAC)가 배터리 자체조달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광저우자동차 주식투자회사인 광저우쥐완테크가 세운 배터리 팩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대형 국유 자동차그룹 가운데 한 곳인 광저우자동차(GAC)가 약 2조 원을 들여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차 제조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직접 만들어 원가절감을 이뤄내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26일 중국 매체 중국펀드보에 따르면 광저우자동차는 최근 공시를 통해 총 109억 위안(2조1천억 원)을 투자해 자체 배터리 업체를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체 배터리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6.8GWh이고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저우자동차의 주식투자회사인 광저우쥐완테크도 36억9천만 위안(7178억1천만 원)을 투자해 급속충전 배터리 셀과 모듈, 팩 생산기지를 세운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광저우자동차는 자체 전기차 사업을 위주로 배터리를 공급한 뒤 점차 본토 및 해외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펀드보는 광저우자동차가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것을 놓고 “원가를 더 절감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원가에서 배터리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포함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호황을 보였으나 원자재 등 전방산업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이익을 고스란히 챙긴 반면에 완성차 등 후방산업들은 원가 압박만 늘어났다.
광저우자동차의 친환경차 전문 자회사인 광저우아이온 실적을 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보였으며 올해 1분기에도 원가 상승압박을 받아 총이익률이 직전 분기보다 4.15%포인트 하락했다.
쩡칭훙 광저우자동차 회장은 7월 열린 ‘2022년 세계 배터리 콘퍼런스’에서 공개적으로 “우리는 CATL을 위해 일을 하는 것 같다”며 친환경차 가치사슬의 이익 불균형 문제점을 지적한 적도 있다.
그는 배터리 값이 계속 올라 전기차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까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광저우자동차는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중국 CATL의 주요 고객사다.
광저우자동차는 일찌감치 배터리 사업을 염두에 두고 기초적 배터리 기술개발에 집중해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중 배터리보다 주행거리, 안전 등 분야를 더 개선한 새로운 배터리 기술 솔루션을 공개했고 연구개발팀을 늘리고 배터리 셀 실험실과 테스트 생산라인도 구축했다.
앞으로 중국 본토 자동차 대기업 가운데 배터리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접 생산하겠다는 업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최대 민간 자동차 업체 지리자동차는 LG화학과 50대50 지분으로 각각 1034억 원씩 출자해 중국에 합자 생산공장을 세우고 있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