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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승계작업 숨고르기, '올리브영' 상장 연기에 이선호 자금마련 차질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8-03 17: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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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가 잠정 중단됐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올해 안 상장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내 상장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분위기였다.
 
CJ그룹 승계작업 숨고르기, '올리브영' 상장 연기에 이선호 자금마련 차질
▲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그러나 최근 증시 침체 여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자 대어로 손꼽히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포기했다. 이 역시 CJ올리브영의 중단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일 재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 중단 여파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두 자녀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의 CJ 지분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J올리브영 상장이 CJ그룹 지주사 CJ 지분 승계 과정에 필요한 재원 마련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가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CJ올리브영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2020년 말 CJ올리브영의 프리IPO 당시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 일부를 각각 1018억 원, 391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올리브영의 지분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이선호 경영리더가 11.04%, 이경후 경영리더는 4.21%를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최대 4조 원까지 평가됐던 점을 감안하면 CJ 지분 승계에 투입할 재원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이재현 회장은 CJ 지분 42.07%를 통해 대부분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보유 지분의 가치는 3일 종가 기준 9587억 원에 이른다. 

현 시점에서 CJ 지분 승계가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가 부담해야 할 세금은 약 5750억 원으로 추정된다. 현행법상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을 물려받을 때는 최대주주 할증 평가 과세 조항이 적용돼 약 10%의 이르는 추가 조세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의 상장이 늦춰졌지만 CJ그룹의 지분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의 지분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행보는 그동안에도 꾸준히 진행돼 왔다. CJ그룹도 물밑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2006년 설립된 씨앤아이레저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CJ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의 든든한 자금줄이 될 수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SG생활안전, 굴업풍력개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 3곳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굴업풍력개발이 지분 승계 자금 마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씨앤아이레저사업은 본래 설립 목적이었던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좌초되자 2020년 9월부터 해상풍력단지 사업을 승인받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굴업풍력개발을 물적분할해 신설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이 2020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을 보면 굴업도 풍력발전개발 사업의 예상수익은 20년 동안 3조7600억 원에 이른다. 

SG생활안전은 CJ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2018년 4월 SG생활안전의 무인경비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의혹에서 벗어났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회사로 올해 2월부터 CJ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데 씨앤아이레저산업의 품을 떠날 것이 유력해 보인다.

2019년 발행된 CJ 신형우선주(CJ4우) 또한 지분 승계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CJ 신형우선주는 발행 10년 뒤인 2029년 CJ 보통주로 전환된다.

2022년 1분기 말 기준  CJ 신형우선주의 지분을 살펴보면 이선호 경영리더가 110만7568주(26.21%), 이경후 경영리더가 105만990주(24.8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CJ그룹의 지분 승계 분위기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2차례에 걸쳐 대규모 투자계획과 중기비전을 발표하며 CJ그룹의 도약을 다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지분 승계 이슈로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당분간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CJ그룹도 투자를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CJ올리브영은 현재 전국에서 1281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헬스앤뷰티업계 경쟁 브랜드인 롭스와 랄라블라의 매장을 더해도 100곳이 채 안 된다.

CJ올리브영의 실적 역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192억 원, 영업이익1378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8%가 늘어나며 최대 실적을 거뒀다.

CJ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CJ올리브영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며 "지주사 CJ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CJ올리브영의 1,2대 주주로 있는 만큼 어느 한 사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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