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7월5일 서울시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송옥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경제계와 활발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송옥렬 후보자는 5일 서울시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5대·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만날 것이고 중소기업 분들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공정위의 역할이 법을 집행하고 행정 처분하는 것이지만 목표는 우리가 다같이 잘 살자는 것"이라면서 "그분들이 우리의 적도 아니고 만나는 대상을 현재로선 제약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규제에는 사회적 신뢰를 통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자는 "규제는 잘 설정이 되면 될수록 사회에서 신뢰를 받는다"며 "공정위의 규제도 기업 활동에 불편할 수는 있지만 '이 정도는 하고 있어야 모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구나'라는 신뢰가 쌓이게 되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의 대부분이 재벌그룹이나 대기업, 기존의 기득권을 가진 경제주체의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조금 더 설득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필요하면 개선을 하면서 사회적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준사법기관으로서 위상에 부합하도록 법 집행 과정에서 객관성,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 공정위가 하는 일은 신뢰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조사권이 남용된다는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법 집행에 있어서 조사의 절차적 정당성, 조사 대상업체의 방어권 확보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연구해서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부거래 규제를 없애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자신이 앞서 작성한 내부거래 규제 관련 논문이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내부거래나 일감 몰아주기 논문이 여러 개 있는데 처음에 쓴 글과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어서 이후의 글에서 지적한 적도 있다"며 "교수로서 제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와 위원장으로서 어떤 일을 할지는 별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후보자는 "악마는 항상 디테일에 있다고 한다"며 "디테일은 이것저것 봐가면서 개선을 충분히 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부거래 규제가 없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집단 지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그건 너무 큰 얘기"라며 "대기업집단 규제의 큰 틀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제 생각이 어떻다는 건 전혀 의미가 없고 상당히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을 중심으로 판단할 때 친족 범위가 확대돼 있어서 그 부분을 현실에 맞게 한다거나 기업결합 신고를 할 때 면제되는 범위를 넓힌다거나 하는 사안이 국정과제로 포함돼 있다"며 "공정위도 그런 것들을 더 검토해서 개선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서 기능을 더욱 발전시키는 쪽으로 하겠다"며 원론적 태도를 보였다.
과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일은 재차 사과했다.
송 후보자는 "너무 죄송하고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그것 때문에 제가 자격이 자격이 없다고 결론이 내려지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너무 잘못했다는 생각을 했고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