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 주가가 연초부터 미국 증시 S&P500 지수와 비교해 훨씬 큰 하락폭을 나타낸 만큼 투자자들이 장기 차익을 노리고 저가 매수에 뛰어들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일론 머스크 CEO의 ‘기행’,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 등이 앞으로 주가 상승에 변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1일 “테슬라 주가가 상반기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마감했지만 테슬라 팬덤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6월30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8% 떨어진 673.42달러로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주가 하락폭은 43.9%로 상장 이래 최악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 S&P500 지수가 연초 대비 21.1% 떨어져 상반기를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의 하락폭을 보인 셈이다.
투자기관 블랑케샤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를 통해 “6개월 전 테슬라 주가는 기업가치를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장기 투자자들이 진입하기에 매우 매력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가 미국 증시 전체보다 훨씬 큰 하락세를 기록한 만큼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를 노리고 주식을 매수하기에 매우 좋은 시점이라는 의미다.
블랑케샤인 CIO는 현재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공급망 차질 문제가 해소되면 테슬라 주가가 앞으로 12개월 안에 1천 달러선을 회복할 것이라며 재무 구조도 갈수록 안정화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투자기관 그레이스캐피털 CIO도 블룸버그를 통해 그동안 고평가돼 있던 테슬라 주식이 마침내 매수를 추천할 만한 구간에 가까워졌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미래 순이익 전망 대비 기업가치도 2020년 중반 이후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에 놓였다며 테슬라의 세계 전기차시장 선도적 지위가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주목받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바라봤다.
대표적 ‘테슬라 지지자’로 꼽히는 캐시 우드 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더 나아가 테슬라 중장기 목표주가를 4600달러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의 약 7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테슬라 전기차사업뿐 아니라 신성장동력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택시사업의 성장성이 점차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테슬라의 주가 반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도 다수 자리잡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기관 룹벤쳐스는 “테슬라도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같은 거시경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원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도 불안요소”라고 바라봤다.
그레이스캐피털 CIO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내놓는 자유로운 발언 등 기행도 투자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트위터에 합리적이지 않은 발언을 올리는 행동을 자제한다면 테슬라 주가에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인공지능 전문가인 개리 스미스 포모나대학교 교수의 기고문을 통해 테슬라가 약속한 레벨5 단계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상용할 수 있는지도 앞으로 기업가치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레벨2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며 종종 버그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발전을 필요로 하는 만큼 기술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스미스 교수는 “테슬라의 전기차는 무척 훌륭하지만 좋은 자동차와 좋은 주식을 평가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며 “테슬라의 거품이 조용히 꺼지고 말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