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이 동양 지분을 추가적으로 인수해 경영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은 보유현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인수가 늦어질 경우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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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 |
유진기업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 주식 2393만4794주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 4063원으로 모두 972억4700만 원 규모다. 동양 주가가 최근 3천 원대 초중반을 오르내리는 데 비하면 다소 높은 가격이다.
취득 예정일은 7월30일이다. 지분 매매가 마무리되면 유진기업의 동양 지분은 기존 9.80%에서 19.83%로 높아진다. 계열사 유진투자증권이 보유한 지분 3.22%까지 합하면 유진기업은 동양 지분 23.05%를 확보하게 된다.
유진기업은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참여 및 사업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거래는 3월28일 동양 주주총회를 앞두고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 사이에 맺은 매수청구권에 따른 것이다.
동양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은 2대 주주인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주총 의결권 공동행사와 함께 2개월 뒤 정해진 가격으로 상대방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나눠 보유하도록 약속했다.
의결권 공동행사는 동양 이사진 숫자를 늘려 경영권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3월30일 주총에서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제안한 정관 변경 안건은 통과되지 않았다. 유진기업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25%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유진기업이 파인트리자산운용 지분 인수를 발판으로 동양 경영권 확보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유진기업은 동양 기업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인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동양이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부터 꾸준히 지분을 늘리며 인수 의향을 내비쳐 왔다. 동양이 동양시멘트를 매각해 약 4천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인수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동양의 현금자산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194억 원이었는데 연말 2505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1140억 원까지 줄었다. 유동자산 전체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조32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7381억 원으로 감소했다.
동양은 1분기에 1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246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콘크리트파일 제조기업인 삼부건설공업 2차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동양은 1차 본입찰 때 700억 원 중반대 가격을 제시했으나 매각 주체인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다. 이번 2차 본입찰에는 800억 원 안팎의 가격을 써냈을 것으로 점쳐진다.
동양의 삼부건설공업 인수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건설경기 회복에 따라 삼부건설공업이 좋은 실적을 내 매각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된 데다 최근 검찰이 콘크리트파일 담합 혐의로 삼부건설공업 등 11개 기업을 압수수색해 인수 후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