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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현금 274조 자동차사업에 쏟아부을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5-17 12: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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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현금 274조 자동차사업에 쏟아부을까  
▲ 팀 쿡 애플 CEO(왼쪽)가 중국 차량공유서비스 '디디'로 차량을 호출해 이용하는 사진을 자신의 웨이보(중국 SNS) 계정에 올렸다.

애플이 중국 차량공유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을 놓고 구글처럼 자동차사업에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현재 보유한 274조 원의 막대한 현금을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애플이 향후 사업전략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 애플의 대규모 투자, 자동차 진출 포석인가

구글의 지주사 알파벳이 17일 기존의 지도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 차량공유 서비스의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우버'와 마찬가지로 개인 운전자가 앱을 통해 고객을 찾아 일정한 요금을 받고 차량을 택시처럼 운영하는 서비스다.

알파벳이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는 IT업계 최대 라이벌인 애플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에 1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지 며칠 만에 발표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과 애플이 차량호출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의 자동차에 가능성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의 자동차 공유서비스업체 디디에 1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런 대규모 투자는 2014년 30억 달러에 음악서비스업체 '비츠'를 인수한 뒤 두 번째다.

애플이 이처럼 큰 금액을 투자한 것은 전기차 관련기술 연구개발에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측면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구글이 무인자동차 개발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차량공유 서비스를 내놓은 상황에서 애플도 디디의 서비스를 발전해 향후 자동차사업과 연계할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의 디디 투자는 보유한 현금을 창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며 "투자 규모보다도 기존과 다른 방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그동안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한 업체는 주력상품인 아이폰과 관련된 부품업체 등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디디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 대규모 금액을 투입한 것은 향후 자동차산업이 그만큼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는 의미"라며 "차량공유 서비스 자체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더 큰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274조 원의 현금 어디에 활용할까

애플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재 보유한 막대한 자금을 인수합병과 투자 등에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 현금 274조 자동차사업에 쏟아부을까  
▲ 애플이 투자한 중국의 차량공유 앱 '디디'.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최근 4년 동안 2배로 증가해 현재 2330억 달러(27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보유한 179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증권사 파이퍼재프리는 "애플의 디디 투자는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전기차 등 신사업의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주력인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요둔화로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어 성장동력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큰 규모의 신사업은 전기차뿐이라 더욱 주목을 받는다.

애플의 주주들은 팀 쿡 애플 CEO가 투자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 시가총액이 279억 달러인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의 인수를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애플이 인수해야 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현실성으로 가능성이 낮지만 그만큼 애플이 처한 상황을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메라업체 고프로와 웨어러블기기업체 핏비트 등도 꾸준히 애플의 인수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막대한 현금에 비해 투자를 너무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아이폰의 판매부진으로 급락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수합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애플이 최근 애플페이와 애플뮤직 등 하드웨어 외에 서비스 관련사업을 확대하고 디디에 대규모 투자로 포문을 연 만큼 지금까지와 다른 공격적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애플의 디디 투자는 향후 사업전략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는 사례"라며 "하드웨어에서 벗어난 새 사업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팀 쿡은 디디에 투자를 밝힌 직후 "애플은 수많은 전략적 판단 아래 투자를 결정한다"며 "특정한 사업분야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면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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