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미래에셋대우가 강력한 합병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와 미래에셋증권 임직원의 화학적 결합을 조속히 이뤄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합병을 통해 향후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의 균형을 통해 수익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금융(IB) 업무 활성화 등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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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 |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에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 8%로 증권업계 3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연금자산 6조2천억 원을 돌파하는 등 자산관리에 강하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5조8천억 원을 토대로 기업신용공여, 예탁증권 담보대출, 자기자본 직접투자(PI) 등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투자금융 업무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유일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것”이라며 “자본 조달과 차입투자(레버리지) 활용도 손쉬워지고 해외진출도 전략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시너지를 내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인력 구조조정 대신 재배치를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려 한다”며 “합병 이후 생길 수 있는 초기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를 확정한 뒤 인력감축은 없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도 4월 말 “미래에셋증권과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만간 새 점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출범 직후 레버리지비율 1000%를 웃도는 등 구조조정 없는 비용절감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옛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을 빨리 이끌어내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기업문화, 의사결정, 수익구조 등에서 전반적으로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임금 수준도 미래에셋대우가 더 높아 화학적 결합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미래에셋대우 노동조합은 인력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데 이도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이자용 미래에셋대우 노조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직원들 사이에 계속 남아있다”며 “박 회장이 홍 사장에게 미래에셋대우 직원과 소통을 위임한 점을 감안해 16일부터 진행되는 임금단체협상에서 직원들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5월 초 미래에셋대우 직원들을 만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이해하지만 그럴 일은 절대 없다”며 “연금저축 분야의 역량을 확충해야 하는데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출범을 ‘창업’으로 표현했는데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직원들에게 ‘미래에셋’을 덧씌우려는 것이 아니라 ‘통합 미래에셋대우를 창업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 통합지휘체의 이름도 ‘창업추진위원회’로 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