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3-14 12: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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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가 지난해 미국 제약사 미럼(Mirum Pharmaceuticals, Inc.)으로부터 도입을 결정한 희귀간질환 치료제 마라릭시뱃(미국 제품이름 리브말리)가 현지에서 빠르게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GC녹십자는 올해 마라릭시뱃의 국내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신약이 국내에서는 어떤 성과를 보일지 주목된다.
▲ GC녹십자가 국내 도입을 추진하는 희귀간질환 치료제 리브말리(성분이름 마라릭시뱃). <미럼>
14일 미럼에 따르면 마라릭시뱃은 지난해 4분기 처음 출시된 뒤 한 분기동안 매출 31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럼은 올해 마라릭시뱃을 통해 1분기에만 최소 800만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라릭시뱃은 알라질증후군(ALGS), 진행성가족성 간내답즙정체증(PFIC), 담도폐쇄증(BA) 등 희귀간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이다.
알라질증후군과 담도폐쇄증에 관해서는 간이식 이외에 허가된 치료제가 없었다. 이에 따라 마라릭시뱃이 경쟁력 있는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마라릭시뱃은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알라질증후군 환자 대상 담즙정체성 가려움증 치료제로 최초 승인됐다. 알라질증후군은 간 담도가 감소하고 담즙이 정체되는 희귀 소아 유전질환이다. 신체 장애를 일으키는 한편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럼에 따르면 미국 알라질증후군 환자는 2천~2500명 규모로 추산된다. 또 마라릭시뱃을 활용한 치료비용은 17kg 소아 기준으로 연간 약 39만1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모든 미국 알라질증후군 환자가 마라릭시뱃을 처방받는다고 가정하면 시장 규모는 수억 달러에 이르는 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럼이 마라릭시뱃의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의료전문 투자은행 리링크파트너스(SVB Leerink)는 마라릭시뱃이 2030년 알라질증후군으로만 연간 매출 4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GC녹십자는 마라릭시뱃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2800만 달러+α’ 규모의 자금을 배팅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럼 연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GC녹십자와 마라릭시뱃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계약금 500만 달러를 수령했다.
미럼은 향후 마라릭시뱃 연구개발 및 상업화 단계에 따라 GC녹십자로부터 기술료(마일스톤) 23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 마라릭시뱃 순판매 금액의 두 자릿수 비율을 로열티로 가져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GC녹십자는 조만간 마라릭시뱃을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라릭시뱃의 판매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지난해 7월 미럼과 계약을 맺으면서 “2022년 알라질증후군을 시작으로 3가지 적응증에 대한 마라릭시뱃의 순차적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마라릭시뱃이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처방실적을 창출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 환자 규모와 약가가 미국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하는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에 따르면 마라릭시뱃의 주요 적응증인 알라질증후군은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국내 환자가 200명 이하로 유병률이 매우 낮다는 뜻이다.
다른 적응증을 보면 진행성가족성 간내담즙정체증은 극희귀질환으로, 담도폐쇄증(담관의 폐쇄)은 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알라질증후군 환자는 2020년 국내에서 13명 발생했다. 같은해 진행성가족성 간내담즙정체증 환자는 3명, 담도폐쇄증 환자는 47명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