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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1위 평가에 숨은 그림자

이명관 기자 froggen@businesspost.co.kr 2014-06-26 15: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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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가 한국서비스품질지수 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했다. 컴퓨터 서비스는 13년 연속, 휴대전화 서비스는 11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서비스 1위 평가에 숨은 그림자  
▲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하지만 이런 기록은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세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 골깊은 갈등으로 얻은 것이어서 영광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표준협회가 26일 발표한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평가에서 삼성전자서비스가 1위에 올랐다. 한국서비스품질지수는 한국표준협회와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가 2000년 공동 개발한 서비스 품질평가 모델로 산업별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나타낸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소비자 중심 정책을 펼쳐 전 부문에서 10년 넘게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서비스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세운 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어 이런 영광은 빛을 바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그동안 고객중심 정책의 하나로 수리비 상한제도를 시행했다. 소비자들의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 제품 사용기간에 따라 비용을 책정하는 제도다. 또 수리한 부품의 재서비스 보증기간도 소비자기본법에 정해져 있는 2월보다 긴 최대 10월로 늘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부담을 직접 수리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떠넘겼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998년 9월 삼성전자에서 분리된 자회사로 주로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는 업체다.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제품수리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협력업체 사장이 지급하도록 돼 있다.

결국 삼성전자서비스의 매출은 협력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업무나 교육 등에도 영향을 행사해온 것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위장도급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야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문제를 제기를 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대구 칠곡센터에서 근무하던 김현우씨가 과로와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 논란까지 불거졌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삼성전자서비스에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등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한 노조원은 “열악한 근로조건과 비인간적 작업장 조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특히 직원들에게 낮은 기본급에 건당 지급되는 월급체계로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서비스 위장도급과 관련해 “삼성전자서비스는 위장도급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협력업체사장들은 이름뿐이지 실권은 없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사번까지 부여하며 협력업체 직원들을 관리하는 만큼 위장도급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는 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협상에도 미온적이다. 또 위장도급에 대해서도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홍보실 관계자는 "전체적 책임은 회사가 아닌 사용주에게 있다"면서 "회사는 협력업체들이 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와 노조 사이의 갈등은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서비스 직원 최종범씨에 이어 지난 5월 염호석씨가 장기간의 파업에 따른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앞에서 현재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1위 평가에 숨은 그림자  
▲ 17일 오후 경기 수원 삼성서비스 본사 앞에서 다산인권센터, 수원여성회 등 수원지역 시민단체들이 '76년 무노조' 장례식 퍼포먼스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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