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해 또 다시 메리츠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면서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메리츠금융그룹에서 4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등 글로벌 긴축 전망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최 부회장에 연임에 힘을 싣는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유동성 회수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 자본시장을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가 나빠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바라본다.
증권업계의 전반적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이 리더십에 변화를 주기보다 최 부회장의 연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21년 리테일과 투자금융,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내며 또 다시 최고 실적을 올렸다”며 “최 부회장이 연임한다면 고른 성장을 기반으로 한 지금의 성장 기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이 이번에 연임하면 2025년 3월까지 15년 동안 대표를 맡아 메리츠증권을 이끌게 된다. 기존 증권업계 최장수 CEO였던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약 13년 재임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최 부회장이 연임을 확정한다면 그룹 내 단단한 위상을 바탕으로 그동안 메리츠증권의 약점으로 꼽혀온 리테일사업 확대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을 비롯한 투자금융부문에서 강자로 평가되지만 리테일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자로 여겨진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투자금융 시장점유율은 10.0%인 반면 리테일부문의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1.6%, 자산관리 시장점유율은 2.0%에 그친다.
이에 따라 최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리테일사업에 부쩍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7월 차익결제거래(CFD) 사업을 시작하고 같은 해 6월 상장지수증권(ETN) 첫 상장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 부회장의 리테일사업 강화 전략은 증권업계에서 메리츠증권의 입지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이미 자기자본 측면에서는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투자금융을 사업 중심에 두면서 인지도 등의 측면에서 다른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말 기준 자기자본 5조3천억 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통적 강자인 삼성증권의 연결기준 자기자본 6조1천억 원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메리츠증권은 최 부회장이 2010년 2월 대표에 오른 뒤 자기자본 규모가 급격히 성장했다. 메리치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2009년 말 5295억 원에서 12년 동안 10배 이상 커졌다.
최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미국 앰허스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뱅커스트러스트에 입사한 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은행과 골드만삭스를 거쳐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9년 메리츠증권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2010년 2월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7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 부회장은 2021년 12월 메리츠금융그룹 정기인사에서 유임돼 202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9489억 원, 순이익 7829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영업이익이 14.6%, 순이익이 38.5% 늘면서 2017년부터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