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율 풀무원 총괄 대표이사가 냉동가정간편식사업과 단체급식사업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이 가정간편식과 특수식단으로 CJ그룹 식품계열사가 독주하는 시장에서 중견기업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풀무원은 가정간편식을 제조·판매하는 풀무원식품과 단체급식업체인 풀무원푸드앤컬처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냉동가정간편식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풀무원식품에 따르면 리서치기관인 칸타코리아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풀무원은 냉동피자 제품군에서 시장점유율 2위를 유지했다. 점유율은 2020년과 비교해 9.6%나 늘었다. 오뚜기가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던 냉동피자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온라인 판매만 기준으로 했을 때는 성과가 더 좋다. 풀무원식품의 온라인 냉동피자 판매 점유율은 37.6%로 1위다.
풀무원은 냉동만두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풀무원은 2019년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출시하면서 동원F&B와 오뚜기를 제치고 냉동만두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얇은 피 유행을 일으킨 '얇은피꽉찬속 만두'는 이날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이 5500만 봉지를 넘어섰다. 식품업계에서는 통상 판매량이 1천만 개 이상이면 히트제품으로서 입지를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
이 밖에 풀무원이 내놓은 '황금밥알 볶음밥', '노엣지·크러스트피자' 모두 크게 인기를 끌어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풀무원에 따르면 냉동피자뿐만 아니라 냉동만두, 냉동밥 시장에서도 2019년 이후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만두와 밥, 피자 등 3개 냉동식품이 큰 인기를 끌어 올해도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려 가겠다”며 “지난해 출시한 ‘둥글주먹밥’도 반응이 좋아 올해 추가로 냉동밥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단체급식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25일 한국당뇨협회와 손잡고 당뇨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식단과 관련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특수식 및 건강관리 식단사업을 확대한다는 뜻이다.
앞서 14일에는 ‘디자인밀’이라는 개인 맞춤형 식단사업 브랜드를 별도로 선보이고 제품을 정기구독하거나 당일 배송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통합 플랫폼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CJ프레시웨이는 유·아동 특화 브랜드 ‘아이누리’와 고령층 특화 브랜드 ‘헬씨누리’ 등을 통해서 특수식시장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풀무원식품도 식단사업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풀무원식품은 이렇게 개발한 특수식단을 단체급식운영기업인 풀무원푸드앤컬처에도 일부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풀무원푸드앤컬처의 단체급식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부 환경의 변화도 풀무원푸드앤컬처에 우호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4월 수의계약 방식으로 위탁급식업체를 선정하는 대기업의 관행을 개선하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중견 단체급식업체들의 사업 저변도 넓어질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올해 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의 구내식당 운영 계약을 따내면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했다.
풀무원이 밀고 있는 냉동가정간편식 등은 이효율 대표가 꼽은 미래 성장동력이다.
그는 2021년 3월 열린 풀무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올해 식물성 지향 사업과 함께 핵심 사업인 가정간편식사업을 미래성장의 두 축으로 수익성 기반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풀무원식품의 2021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106억 원, 풀무원푸드앤컬처의 같은 기간 매출은 3455억 원으로 각각 풀무원 전체 매출에서 80.5%, 18.4%를 차지한다.
이 대표는 풀무원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3년에 풀무원 사원으로 입사해 영업과 마케팅, 생산 등 다양한 업무를 거친 뒤 2017년에 총괄 대표이사에 올랐다. 1957년생으로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