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회장이 쌍용차 인수본계약을 체결하면서 큰 산 하나를 넘었다.
하지만 채권단 동의와 회생계획안의 법원 인가 등 쌍용차 인수절차 마무리를 놓고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시선이 많다. 강 회장으로서는 해외투자자의 실제 투자를 이끌어 자금동원능력을 입증하는 일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이날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수본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각종 잡음 속에서도 강 회장은 쌍용차를 품에 안기 위한 절차를 꿋꿋하게 밀어붙여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최종 단계인 쌍용차 회생계획안 인가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시장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과 관련한 우려가 지속하고 있어서다.
쌍용차 인수를 위한 절차는 3월1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 인수자금 잔액 납부, 회생계획안과 관련한 채권단 동의 및 서울회생법원의 인가 절차가 남게된다.
쌍용차 지분 인수자금 잔금 문제는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인 KCGI가 인수 컨소시엄에 빠진 키스톤PE 자리를 채워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운영자금 마련 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선이 많다.
회생계획안을 놓고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인수자금뿐 아니라 운영자금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자금동원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세부자금 조달 계획이 중요한데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강 회장은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모두 1조5천억 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우선 쌍용차 지분 인수자금 3천억 원과 관련해서는 전략적투자자인 에디슨모터스와 KCGI가 절반씩 마련하고 인수 직후 운영자금과 관련해서는 에디슨모터스 계열사 유상증자를 통해 3천~4천억 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추가로 더 필요한 8천억 원가량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에서 담보대출을 받아 조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반대하고 있어 구체적 자금 계획이 추가로 제시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
특히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기존 재무적투자자인 키스톤PE가 빠지는 것을 지켜본 채권단으로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동원능력을 더욱 면밀히 살필 공산이 커졌다.
지분 인수에 필요한 3천억 원 가운데 키스톤PE가 담당하던 부분은 KCGI가 이어 받았지만 추가적 운영자금 조달에 기여할 만한 주요 재무적투자자가 빠진 만큼 운영자금 마련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 회장으로서는 지금껏 꾸준히 언급했던 해외투자자들과 관련해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지를 보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정상화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8천억 원가량과 관련해 평택공장 부지 담보대출이 아닌 별도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해외투자자들이 구체적인 움직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강 회장은 이날 한 언론에 해외 투자자로부터 1조~2조 원 정도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받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의 동의는 쌍용차 회생계획안의 법원 인가와 맞물려 있는 만큼 강 회장으로서는 자금동원능력을 보여주는 일이 중요하다.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이 나오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3분에 2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물론 서울회생법원이 필요할 때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할 수 있다. 하지만 쌍용차가 과거 법원의 강제 인가 결정을 받은 뒤 이번에 2번째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채권단 동의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법원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려 회생절차를 마쳤지만 또다시 부실에 빠져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점에서 법원도 강제인가 결정을 다시 내리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평택공장 부지 담보대출 등과 관련해서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자금조달 방안을 내놓는 것은 채권단 동의를 얻는 데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담보는 자금지원을 보완하는 수단일 뿐"이라며 "지원은 결국 기업의 존속가능성과 회생가능성을 보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