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회장이 2022년 1월 초까지 쌍용차 인수 본계약 체결을 매듭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을 향한 우려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데다 쌍용차와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어 강 회장이 쌍용차를 품는 길이 더욱 험난해지고 있다.
31일 쌍용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와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나온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금액 인하요구로 벌어진 줄다리기는 매듭이 지어졌지만 경영권 행사 시점을 놓고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핵심 쟁점은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완료 전에도 운영자금 등 경영권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본계약 단서조항으로 파악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이전에도 쌍용차의 자금 활용을 포함해 사업 추진에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쌍용차는 '경영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동차업계에서는 강 회장이 내건 본계약 단서조항을 놓고 법원이 허가한 '인가전 인수합병(M&A)'의 법적 테두리를 넘어설 수 있어 자칫 쌍용차 인수까지 무효화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일반적 인수합병에서와 달리 기업회생절차에서 진행되는 인수합병은 회생법원이 임명한 법적관리인이 대리인 자격을 갖고 있다. 강 회장이 내건 단서조항 조건은 관리인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강 회장으로서는 채권단 동의를 받아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승인받기 전에 본계약 체결 단계부터 고비를 맞게된 셈이다.
애초 늦어도 내년 1월 첫째 주까지 두 회사가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처럼 구체적 인수 조건에서 쌍용차와 이견이 발생해 본계약 협상이 더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앞서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인수금액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2021년 내 본계약 체결이 무산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정밀실사 과정에서 예상 보다 부실이 크다는 이유로 인수금액 조정 최대폭인 5%(약 155억 원)만큼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쌍용차의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51억 원 이상은 깎아줄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기존 인수대금보다 51억 원 낮춘 3048억 원에 합의했지만 그 뒤 본계약 세부사항을 놓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강 회장으로서는 쌍용차 인수를 위한 첫 단추를 채우는데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인 셈이다.
더구나 쌍용차 내부에서도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과 관련해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어 강 회장으로서는 이 문제를 놓고 채권단에 이어 쌍용차까지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된 이후 강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들의 투자와 함께 에디슨모터스 계열사 에디슨EV(옛 세미시스코) 유상증자 등를 통해 8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만 시장에서는 비상장사인 에디슨모터스 이외에 계열사들도 적자를 보고 있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쌍용차 노조도 최근 에디슨모터스의 평택공장 부지 개발 추진계획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소식지를 통해 “성공적인 M&A 진행을 위해 에디슨모터스가 부지 개발보다 먼저 확실한 사업계획이나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본계약 단계에서부터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강 회장이 경우에 따라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한 만큼 쌍용차 매각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강 회장은 29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입장에서 운영자금이 제대로 쓰이는 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협조가 안 되는 회사를 인수해서 뭐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