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간부인사를 단행하며 김중수 전 총재의 색깔 지우기에 나섰다. 이 총재가 내세운 인사기준은 능력과 평판이다. 새로이 진용을 갖춘 '이주열표' 한은 조직이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과 호흡을 잘 맞춰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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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이주열 총재가 18일 국실장급 간부인사를 단행했다. 총 56명의 국장·실장·부장 중 29명이 교체됐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김중수 전 총재가 발탁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방과 해외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운 조사국장 한명만 현 보직에서 유임됐다. 반면 윤면식 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이 통화정책국장으로 임명되는 등 이 총재와 가까운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김 전 총재가 중용한 인사들이 밀려나고 이 총재와 함께 일한 정책기획국 출신 인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조직을 장악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인사를 앞두고 “인사 기준은 능력과 평판”이라며 “업무능력과 관리능력을 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말처럼 보이지만 이는 김 전 총재의 파격인사를 겨냥한 말이기도 하다. 이 총재는 과거 김 전 총재의 인사에 대해 “오래 쌓아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됐다”며 비판한 적이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서 “인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인사를 앞당겼다”며 “더는 인사문제로 발목잡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불신과 갈등, 그로 인한 논쟁을 끝내야 한다”며 “서로 믿고 배려하고 도와주는 조직문화를 되살리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한은의 인사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부총재와 부총재보 인사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전 총재는 박원식 전 부총재와 서영경 부총재보를 깜짝 발탁해 인사 정체성을 알렸다. 그만큼 부총재와 부총재보 인사는 이 총재 인사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이주열의 한은’과 박근혜 2기 경제팀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 총재는 12일 금리를 동결하며 13개월째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금리조정방향은 인상쪽일 것으로 시그널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그러나 성장주의자인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내정되면서 금리가 내리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알고 있다”며 “기재부와 중앙은행은 나름의 역할이 있다”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앞으로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이 맞부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외적 금리인하 압박에 대해서 어떤 정책결정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8일 양적완화 축소와 초저금리 유지를 발표했다.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OECD 역시 ‘2014한국경제보고서’에서 경기하락시 금리인하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인하에 따른 성장률 둔화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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