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현대증권의 인수 후 KB투자증권과 언제쯤 합병을 할까?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현대증권 대주주인 현대상선과 최대한 빨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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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투자금융(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자구안 시행을 위해 현대증권 매각대금을 빨리 받으려 할 것”이라며 “KB금융도 인수가격 조정폭을 일반적인 5%보다 좁게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인수절차를 예상보다 이르게 끝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KB금융에서 현대증권 인수를 끝낸 뒤 KB투자증권과 합병을 속전속결로 끝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윤 회장은 지난 1일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을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공식적 절차는 인수작업을 끝낸 뒤 결정할 것”이라며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 시너지는 물론이고 다른 금융계열사와 시너지도 충분히 높다”고 밝혔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하면 전체 영업망 115곳을 보유하게 된다. KB금융은 이 영업망을 활용해 복합점포 운영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현재 은행-증권 복합점포 16곳,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3일 “은행과 증권업을 연계해 복합점포 등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고 있다”며 “현대증권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넓은 고객층을 보유한 KB국민은행과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 전문가들은 KB금융이 증권과 은행의 연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는 쪽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자본을 단순 합산하면 3조9천억 원에 이른다”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법인 같은 초대형 증권사는 아니지만 시너지 창출에서 전망이 가장 밝다”고 전망했다.
물론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 이후 일정 기간 두 증권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증권에 기업금융과 부동산금융 등 대형 투자금융(IB)을, KB투자증권에 중소기업 대상 투자금융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투자증권은 조만간 선정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의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 개인투자자를 스타트업기업에 연결시켜주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개에 성공하는 등 중소기업 대상 투자금융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한 뒤 KB투자증권과 합병하는 시기와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