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와 벽산이 건축자재 화재안전기준의 강화에 따라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3일 증권업계과 건축자재업계에 따르면 준불연재의 적용범위가 넓어지고 난연 성능평가가 까다로워져 이를 미리 준비한 일부 업체들 중심으로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 (왼쪽부터)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과 김성식 벽산 대표이사. |
준불연재란 가열해도 불에 잘 타지않는 성질을 지닌 재료를 말한다. 난연 성능평가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7일 건축물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주요 건축자재의 안전법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건축자재 등 품질인정 및 관리기준’의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국토부는 주요 건축자재의 제조부터 유통, 시공 과정에서 '품질인정제도'를 12월23일부터 확대해 도입한다.
품질인정제도는 화재안전 성능이 요구되는 건축자재 등이 적합하게 생산되는지 전문기관을 통해 인정받고 이에 따라 현장에 유통 시공될 수 있도록 성능과 품질을 관리하는 제도다. 이 제도에 따라 올해말부터는 단열재에도 화재안전기준이 강화된다.
성능시험도 강화되는데 지금까지는 기업이 직접 제작한 시험용 샘플을 시험기관에 재출하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품질인정기관이 제조현장 점검에서 채취한 시료로 성능을 점검하며 해마다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준불연재로 이뤄진 단열재는 단기간에 개발하거나 화재안전성능을 높이기 어렵다. 새로운 기준을 충족하는 단열재를 이미 개발했고 생산하는 업체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KCC와 벽산은 불에 타지 않는 무기물 단열제를 만드는 대표적 기업이다.
준불연재로 구성된 단열재의 종류에는 그라스울(Glass Wool)이나 미네랄울(Mineral Wool) 같은 무기질 단열제와 스티로폼, 우레탄폼이 들어가는 유기물 단열재가 있다.
무기질 단열제는 유기물 단열제에 비해 비싸지만 유리원료섬유나 광물섬유 등을 활용해 오염이 없는 친환경 불연제품이다.
일본, 유럽, 북미 등 선진국에서는 무기질 단열제의 점유율이 각각 73%, 63%, 85%를 넘는 등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26% 수준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성장성이 더욱 기대되고 있는 제품이다.
KCC는 무기질 단열재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로 KCC의 대표적 무기질 단열재인 ‘그라스울 네이처’는 한국품질만족지수에서 2019년과 2020년 연속으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KCC는 무기질 단열재와 관련된 기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올해 3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에 '내화시험동'을 신축했다.
이 곳은 각종 건축자재와 내화구조체의 내화 및 단열성능을 시험하고 평가하는 곳으로 내화 및 단열성능만을 전문적으로 시험하는 연구시설을 마련한 것은 업계에서 처음이라고 KCC는 설명했다.
이 내화시험동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화재 및 내화분야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KCC는 무기질 단열재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데 더해 연구개발을 강화하면서 시험성능 향상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벽산은 올해 4월 그라스울의 추가적 증설을 예고했다. 증설에 2년 정도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증설이 완료되면 그라스울 14만 톤, 미네랄울 6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벽산은 앞으로 무기질 단열재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무기질 단열재시장 선점에 적극 나설 계획을 세워 뒀으며 미네랄울의 추가적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김성식 벽산 대표이사는 4월 추가 증설을 발표하며 “벽산은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가 증설을 결정하게 됐다”며 “무기질 단열재시장은 화재안전이라는 기준을 넘어 그린 리모델링, 제로에너지시장까지 더욱 폭넓은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벽산은 5월 건축자재의 성능시험 품질인증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무기단열재를 적용한 마감재의 대형화재 성능시험을 마친 바 있다.
벽산은 앞으로도 국가 연구기관과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기존 단열재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고기능성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무기질 단열재의 평균적 이익률 수준은 10~15% 수준이다”며 “단열재시장 전체가 성장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KCC와 벽산이 생산하는 무기질 단열재 등 고기능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