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데브시스터즈 대표이사가 쿠키런:킹덤의 북미·유럽 진출을 추진하면서 북미에서는 온라인 마케팅을, 유럽에서는 컴투스와 협업을 앞세우고 있다.
북미와 유럽은 규제 빗장이 걸린 중국을 대신할 시장으로서 국내 게임사들이 주목하는 곳이다. 이 대표가 추진하는 게임 지식재산(IP)의 수익원 다변화에도 중요한 시장이 될 수 있다.
14일 데브시스터즈에 따르면 이 대표는 북미에서는 올해 10월부터, 유럽에서는 내년 초부터 쿠키런:킹덤의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대규모 마케팅을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쿠키런:킹덤의 흥행 지역을 해외 전역으로 넓히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신규시장 격인 북미와 유럽에 공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북미에서는 인플루언서(온라인 유명인사)를 기용한 온라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을 잡았다. 캐릭터 성우로 인플루언서를 기용하고 이들의 팬덤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앞서 홍보활동을 확대한 일본에 더해 북미의 초기 성과까지 확인한 뒤 유럽시장에서 마케팅 전략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협업기업인 컴투스가 유럽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컴투스는 유럽 국가 24곳에서 쿠키런:킹덤의 현지 서비스 지원과 마케팅 등을 담당한다.
이 대표는 “컴투스와 협업을 통해 쿠키런:킹덤이 유럽은 물론 세계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의 상징적 게임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쿠키런:킹덤은 그동안 일본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데브시스터즈가 14일 쿠키런:킹덤의 중국 퍼블리셔(게임 유통·서비스사)를 선정하면서 중국시장 진출 가능성도 생겼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퍼블리셔 선정이 판호(판매허가) 발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쿠키런:킹덤의 매출 더욱 끌어올리려면 미개척지인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셈이다.
북미와 유럽 모바일게임시장은 쿠키런:킹덤 같은 역할수행게임(RPG)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다. 대신 모바일게임시장 전반의 성장률이 비교적 높다는 장점도 있다.
유럽 협업사인 컴투스가 2014년 내놓은 모바일 역할수행게임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 흥행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사례도 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미국 법인에서 쿠키런:킹덤의 1월 글로벌 출시 이후 현지 반응을 조사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유럽에서도 컴투스 등의 도움을 받아 살펴본 결과 수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쿠키런:킹덤이 1월 출시 이후 미국 구글플레이 게임앱 부문에서 인기순위 33위에 오른 전례도 있다. 역할수행게임으로 범위를 좁히면 1위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쿠키런:킹덤의 북미와 유럽 흥행을 이끌어낸다면 중장기적 목표인 쿠키런 지식재산의 세계화에도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된다.
그는 2014년 데브시스터즈 상장 당시 “쿠키런 지식재산을 닌텐도 슈퍼마리오처럼 하나의 강력한 지식재산으로 구축하려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쿠키런 지식재산이 닌텐도의 슈퍼마리오처럼 막강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재산으로 자라나려면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적 인지도를 쌓아야만 한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쿠키런 캐릭터는 특정 국가의 성향이나 인종, 나이, 성별 등의 특징에 치우치지 않은 것이 강점이다”며 “아시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