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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파운드리 2배 확대’ 계획대로 가나, 박정호 자금조달 주목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  2021-09-13 13: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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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량을 2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인텔 낸드사업부(낸드플래시)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데 유력한 자금원이었던 일본 키오시아 투자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부회장.

박 부회장은 그만큼 파운드리 투자자금 마련과 관련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SK하이닉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8인치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8인치 파운드리)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계획을 놓고 아직 구체적 방향을 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파운드리 투자와 관련해서는 여러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사업 확대를 위해 8인치 파운드리 전문회사인 키파운드리를 인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8인치 파운드리사업을 월 웨이퍼 8만 장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키파운드리도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이 월 웨이퍼 8만 장에 이르는 만큼 SK하이닉스가 인수를 추진한다면 생산능력을 단번에 2배 늘릴 수 있다. 

키파운드리는 사모펀드 알케미스트파트너스코리아와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가 결성한 투자목적법인 매그너스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매그너스사모투자합자회사에 2040억 원을 출자해 키파운드리 투자지분의 49.7%를 확보했다.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잔여지분만 인수하면 되는 만큼 거래 구조도 간단하다.

그럼에도 박정호 부회장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을 놓고 SK하이닉스가 투자와 관련한 자금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순조롭게 밟아 나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올해 안에 1차 인수금 70억 달러(8조 원가량)를 인텔에 지급하게 될 수도 있는 만큼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것이 현재로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 달러(10조 원가량)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재 글로벌 8개 이해관계국들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는데 7개국(미국, EU, 한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냈고 중국의 승인만을 남겨뒀다.

중국 경쟁당국도 머지않아 이 기업결합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인텔 낸드사업부의 주요 생산기지가 중국 다롄에 있는 만큼 중국으로서도 기업결합을 승인해 SK하이닉스의 추가 투자를 기대하는 것이 중국 반도체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수대금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쟁당국들의 기업결합심사를 모두 통과하면 인텔에 전체 인수금액 90억 달러 중 70억 달러를 1차 인수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SK하이닉스는 2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투자자산을 합친 현금 동원능력이 연결기준으로 6조6천억 원에 그친다.

박 부회장으로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모자라 외부에서 자금조달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 낸드플래시회사 키오시아에 투자한 투자금 가운데 일부를 회수할 것으로 여겨졌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베인캐피탈을 필두로 한 컨소시엄이 키오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지분 절반의 인수를 시도할 때 함께 참여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키오시아에 4조 원가량을 투자했다. 2조7천억 원가량을 베인캐피탈에 펀드 참여 형태로, 1조3천억 원가량을 키오시아 전환사채(CB) 매입의 형태로 각각 출자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월 SK하이닉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키오시아와 관련한 투자 가운데 베인캐피탈에 투자한 지분은 점진적으로 시장에 매각할 것이다”며 “나머지 3분의1 전환사채는 키오시아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보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박 부회장이 키오시아 투자금 일부 회수를 명확히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애초 SK하이닉스가 키오시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키오시아가 기업공개를 진행하면서 베인캐피탈이 차익실현을 위해 투자지분을 내놓는 것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그런데 최근 미국 메모리반도체회사 웨스턴디지털이 키오시아와 합병을 타진하면서 키오시아 상장도 계획이 잠시 멈춰있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 합병이 실제 진행될 것인지뿐 아니라 합병방식 등 변수들이 명확해져야 박 부회장도 SK하이닉스의 키오시아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 정확한 계산이 가능해진다.

박 부회장은 경우에 따라 키오시아 투자금의 회수 없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박 부회장이 키파운드리 잔여지분 인수 등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투자를 당장은 추진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박 부회장은 5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벨트 전략보고대회’에서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2배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 증설이나 인수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박 부회장의 투자전략으로 인수합병이 유력하다고 봐왔다.

8인치 파운드리는 반도체장비회사들이 더 이상 공정용 장비를 양산하지 않아 장비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한 8인치 파운드리의 글로벌 생산능력 부족현상이 불거지고 있어 중고 장비조차 구하기 쉽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인수합병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인 만큼 박 부회장도 투자 결정이 빠를수록 좋은 상황에 놓여 있다.

8인치 파운드리의 글로벌 생산능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8인치 파운드리회사들의 몸값도 갈수록 비싸질 공산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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