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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 시작
공수처는 2021년 9월 들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공수처는 2021년 6월 윤 전 총장 관련 수사에 정식 사건번호를 부여하며 수사를 개시했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보수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자칫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2021년 9월 들어 수사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공수처는 9월8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부장검사를 윤 전 총장 관련 의혹의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의 임 감찰담당관 소환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에서 비롯됐다. 앞서 공수처는 2021년 6월4일 이 사건 수사방해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윤 전 총장을 입건했다. 이는 '공수처 공제8호' 사건으로 입건됐다.
임 담당관은 당시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직접 수사했으며 윤 전 총장이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한 당사자이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2011년 한명숙 수사팀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재소자들에게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는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폭로가 2020년 4월 나오면서 불거졌다.
윤 전 총장의 혐의는 측근으로 분류되는 당시 수사팀을 보호할 목적으로 수사를 방해해 불기소를 끌어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 반해 대검찰청이 아닌 서울중앙지검 인권부에 사건을 배당하도록 하고 임 담당관을 수사 업무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의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도 공제7호 사건으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이 2021년 9월 들어 총장총장 재직 시절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을 청탁했다는 새로운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2021년 8월까지만 하더라도 윤 전 총장 관련 수사에서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입건해 놓고도 기초적 혐의사실을 살펴보는 것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 ▲ 김진욱 공수처장(왼쪽)이 2021년 6월18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공수처 수사 개시했지만 더딘 속도에 눈총 받아
공수처는 2021년 4월경 수사 검사와 수사관을 임용한 뒤 본격적으로 사건 수사에 들어갔다.
일종의 사건번호인 공제번호가 붙은 사건은 2021년 9월 초 기준으로 모두 11건이다.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지시 의혹사건을 제외하면 모두 검사 관련 의혹이다.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수사에 공제3호가 부여됐으며 이성율 서울고등지검장의 공소찰 유출 의혹에는 공제4호가 부여됐다.
이밖에 △문홍성 대검 반부패부장 등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사건' 수사 무마 의혹(공제5호) △광주지검 해남지청 검사 직권남용 의혹(공제6호)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옵티머스펀드 사기사건 부실수사 의혹(공제7호) △
윤석열 전 검찰총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교사 수사방해 의혹 △부산 엘시티 부실수사 의혹(공제9호) △윤대진 검사장 등 3명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외압’ 의혹(공제10호) △김형준 전 부장검사 뇌물수수 의혹(공제11호) 등이 있다.
공제번호만 보면 모두 11개의 사건이지만 혐의만 다르게 적용해 공제번호가 부여됐거나 사실상 같은 맥락의 사건을 묶으면 9개 사건으로 압축된다.
조희연 교육감사건은 똑같은 사건인데도 혐의에 따라 국가공무원법위반 혐의가 1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2호로 공제번호가 붙었다.
공제5호와 공제10호도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사건’으로 비슷한 사건으로 묶인다.
그러나 2021년 9월 현재 공수처는 조희연 교육감사건을 제외하면 다른 사건에 있어 수사에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가 그나마 진전을 보인 사건은 공제3호인 이규원 검사사건 하나이다. 2021년 5월에 이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는 듯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건 진척에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가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수사기관과 유기적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법조계는 바라본다.
공수처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고발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의혹 지정
공수처는 2021년 5월10일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1호 사건은 사건의 상징성과 중요성, 국민적 관심 등이 집중된 사건이었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할지 등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조희연 교육감을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찍으면서 다소 맥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수처 스스로 정치적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사건을 골랐다는 비판과 함께 공수처에 기소권한도 없는 사건을 1호로 정한 게 적절하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희연 교육감사건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로 촉발됐다.
감사원은 2021년 4월 ‘지방자치단체 등 기동점검’ 감사보고서를 통해 조 교육감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18년 7~8월 해직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검토 및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조 교육감이 뽑으려던 5명은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연퇴직(해직)됐다. 4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으로 2008년 교육감선거 당시 그들이 추대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 선거운동 및 선거자금 모금을 했다가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해직됐다. 다른 1명은 2018년 조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감사원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2021년 4월23일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시험 또는 임용의 방해행위 금지)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 공공범죄수사대는 같은 해 5월4일 이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감사원이 애초 조 교육감을 고발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국가공무원법 위반이었으나 공수처는 사건을 넘겨받아 조 교육감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수사받게 된 것을 두고 “공수처가 균형있는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특별채용의 제도적 특성과 혐의 없음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약 4달에 걸친 수사 끝에 2021년 9월3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 김성문)는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에서 브리핑을 열고 검찰에 조 교육감의 공소 제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이 채용 과정에서 담당공무원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으며 임용에 관해 부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인정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조 교육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이 '교육감 주의, 비서실장 경징계 이상'의 행정처분을 내렸는바 이 사건은 행정처분으로 종결될 사안이지 직권남용죄라는 형사사건으로 구성될 사안이 아니라고 믿는다”며 “검찰이 수사기록과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여 공수처가 외면한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 김진욱 공수처장이 2021년 6월1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공수처 수사체제 들어가
김진욱은 공수처 차장과 수사검사, 수사관들을 모두 선발한 뒤 공수처를 수사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공수처는 2021년 4월19일 공수처에 접수된 880여 건의 고소고발 사건을 검토해 공소시효가 가까운 사건부터 신속히 확인해 처리하기 시작했다.
공수처는 “한 기관 안에서 검찰과 경찰의 협력을 구현하고 감사원, 금감원, 국세청 등 다양한 인력이 수사에 참여해 기존 수사기관과 질적으로 다른 선진 수사기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2021년 4월27일까지 접수한 사건은 모두 966건이었다. 이 가운데 고소·고발 및 진정 등은 84.6%(817건),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 사건이 2.6%(25건), 인지통보한 사건은 12.8%(124건) 등이다. 검찰은 13건, 경찰은 136건을 공수처에 사건 이첩 및 인지통보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접수된 사건 관계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위공직자는 검사로 나타났다. 공수처는 966건 가운데 408건이 검사와 관련한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판사가 관계자인 사건이 21.4%(207건)로 뒤를 이었다. 기타 고위공직자가 관계자인 사건은 10.9%(105건), 피고발인이 불상인 경우가 25.5%(246건)였다.
△공수처 차장과 수사 검사, 수사관 선발
김진욱은 공수처장 취임 직후부터 수사를 담당할 공수처 검사를 선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김진욱은 2021년 1월28일 공수처의 2인자인 공수처 차장에 판사 출신인 여운국 변호사를 제청하기로 했다. 공수처 차장은 공수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그는 여운국 변호사를 놓고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으로 법관 생활을 20년 하며 영장전담 법관 3년, 고등법원 반부패 전담부 법관 2년을 역임한 형사 전문 변호사”라며 “헌법을 전공한 저와 상당히 보완 관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21년 1월29일 오후 일부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여운국 변호사의 공수처 차장 임명 제청안을 재가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하면서 김진욱의 의견을 존중한 인사로 풀이됐다.
공수처는 2021년 1월24일부터 부장검사 4명과 평검사 19명 등 총 23명의 검사에 대한 모집철자도 진행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행정직 20명 등 최대 85명을 선발할 수 있다. 공수처장과 차장을 제외하면 검사 23명을 선발할 수 있는데 검사 출신은 수사처 검사 정원의 절반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12명만 뽑을 수 있다.
김진욱은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권친화적 수사기구가 되고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로 부패 없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뜻을 같이 할 우수하고 사명감 있는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발 절차의 경쟁률은 높았다.
공수처에 따르면 4명을 선발하는 부장검사 자리에는 40명이, 19명을 뽑는 평검사 자리에는 193명이 각각 지원했다.
공수처의 수사역량을 높이는데 인력 보강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순조로운 출발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과 비교해 공수처가 원하는 인력의 지원은 적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공수처는 2021년 3월26일 평검사 후보자 15명, 4월2일 부장검사 후보자 4명 등 모두 19명의 공수처 검사후보자 명단을 인사혁신처에 넘겼다.
문 대통령은 2021년 4월15일 오후 5시30분경 공수처의 선발절차를 거쳐 최종 명단에 오른 19명 가운데 13명만 공수처 검사에 임명했다.
검사 선발과 동시에 수사관 선발도 이뤄졌다.
공수처는 2월부터 4~7급 수사관 채용을 진행해 지원자 288명 가운데 20명을 선발했다고 2021년 4월19일 밝혔다.
애초 4급 수사관 2명, 5급 8명, 6급 10명, 7급 10명 등 30명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5급 5명, 6급 9명, 7급 6명 등 모두 20명만 선발했다. 이미 법무부에서 파견된 수사관 10명이 있어 공수처 수사관으로 30명을 채웠다는 것이 공수처의 설명이다.
| ▲ 김진욱 공수처장이 2021년 1월21일 온라인으로 공수처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내놓고 있다. <공수처> |
△공수처 조직 기틀 만들어
김진욱은 공수처장에 취임한 2021년 1월21일 공수처 규칙 1~4호를 관보에 게재해 공포했다.
공수처가 공포한 규칙은 △공수처 직제 △공수처 수사관 자격요건으로서의 조사업무에 관한 규칙 △공수처 수사관 채용시험에 관한 규칙 △공수처 검사 인사규칙 등 4개다.
김진욱은 공수처법이 정한 인력(85명) 안에서 직무체계를 충실히 구현할 수 있도록 공수처를 만들었다.
공수처 규칙 1호에 따르면 공수처는 과학수사과와 수사1~3부, 공소부를 둔다. 공수처장 밑에 대변인과 인권감찰관 각 1명, 공수처 차장 밑에 정책기획관, 수사정보담당관, 사건분석담당관 1명씩을 둔다.
수사1~3부장과 담당관 3명은 모두 수사처 검사로, 과학수사과장은 부이사관·서기관 또는 기술서기관으로 각각 채우도록 했다.
김진욱은 “직제 시행으로 체계가 완비된 독립 수사기구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공수처 출범까지 무려 25년이 걸려 국민 기대도 큰 만큼 국민 신뢰를 받는 선진수사기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1월27일 훈령 1호도 공포했다. 이는 공수처의 위임전결규정을 담고 있다.
같은날 예규 1호와 2호도 공포됐다. 공수처에서 일하는 공무직근로자의 운영과 공용차량 윤영 등을 규정한다.
△공수처장 임명
김진욱은 2021년 1월21일 초대 공수처장에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9시10분경 김진욱의 공수처장 임명안을 재가한 뒤 11시에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진욱에게 공수처의 상징성과 기능을 강조하며 권력기관 견제와 부패 일소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은 같은 날 오후에 열린 공수처장 온라인 취임식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며 “헌법과 법, 그리고 양심에 따른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겠고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욱은 “국민께 권한을 받은 공수처는 이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되새기는 성찰적 권한 행사를 해야 한다”며 “그러면 국민 친화적인, 인권 친화적인 국가기관이 될 것이고 국민 여러분의 마음과 신뢰를 얻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진욱은 취임식을 마친 뒤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수처 현판 제막식을 열었다.
김진욱은 현판식을 마친 뒤 곧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21년 1월20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김진욱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은 김진욱의 위장전입과 근무시간 중 주식거래, 육아휴직 중 학업 등을 문제 삼았지만 청문회는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20년 12월30일 김진욱을 초대 공수처장에 지명하고 2021년 1월4일 김진욱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재가하고 국회에 송부했다.